2
부산메디클럽

[초보아빠 김민주 기자의 육아뒷담] <7> “남자가 육아휴직하면 한 달에 얼마 받노?”(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9 13:33:51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떻게 육아휴직을 낼 것인가. 육아휴직을 하면 수입은 얼마나 줄어드나.”

보통의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쓰려는 남성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고민일 거다. 모든 회사와 거기 속한 부서는 빡빡하게 돌아간다. 한 사람이 빠지면 업무 공백은 남은 사람들이 메워야 한다. ‘자리를 비우는 건 동료를 괴롭게 하는 일’이라는 인식의 뿌리는 너무도 깊다. 휴가나, 심지어 출장을 다녀온 사람이 주변 직원들에게 밥을 사는 게 여전히 사내 미덕으로 통용되는 사회에서, 육아휴직을 내려는 자는 누가 뭐라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심리적 압박을 극복해도 돈의 문제가 남는다. 남성은 입사 단계에서부터 ‘군호봉’을 인정 받고, 통상 아내보다 급여가 높다. 그런데 출산과 육아는 돈이 정말 많이 드는 이벤트다. 통상 가계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남편의 급여가 육아휴직으로 크게 출렁이면 여러 문제가 생겨난다.

지역 신문사 5년 차 기자인 나는 2018년 늦여름부터 육아휴직을 고려했고, 올해 3월부터 1년간의 육아휴직에 들었다. 나 또한 위와 똑같은 고민을 겪었다. 이번 육아뒷담에서는 이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현재(2019년 9월) 기준으로 육아휴직자가 받을 수 있는 국가 지원도 상세하게 기록해두려 한다. 앞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는 이들에게 참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두 편으로 나눠 ‘상’에서는 육아휴직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심리적 어려움을, ‘하’에서는 육아휴직에자에게 주어지는 지원에 대해 다뤄보겠다.

신문사 편집국에선 매년 편집국장 선출·연임 투표가 열린다. 이 시기 후배 기자들은 유권자로서, 후보인 ‘윗선’에 소원수리를 낼 기회도 생긴다. “내년에 육아휴직을 좀 쓰려고 하는데요.” 내가 이 이야길 처음 꺼낸 것도 이런 소원수리를 통해서였다. 이 말을 꺼내놓기는 아주 어려웠다. 이건 모든 회사에서 마찬가지일 거다. 통상 언론사는 폐쇄적이고 혁신에 한발 늦다. 부서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자는 워라밸이 꽤 낮은 직군이다. 일찍 출근해 심리적으로 쫓기면서 늦게까지 일한다. 밥은 밥먹듯 거르는데 음주는 잦다. “나 때는 말이야. 기자는 보험사에서 보험 가입을 안 받아줬어. 일찍 죽는다고. 껄껄껄” 같은 말을 사뭇 자랑스레 하는 선배들이 현역 데스크(국·부장) 중에 있다. 단적으로, 우리 회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 6일 근무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놀라웠다. “업무와 개인의 삶이 분리되는 건 중요한 문제다. 최근 근무 과정에서 주 5일제를 겪어보니 삶의 질이 크게 오르더라”는 게 국장이 된 당시 후보자의 첫마디였다. 육아휴직을 쓰기 직전까지 몸담았던 부서의 부장이 했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이제 사회는 육아를 부모의 공동 책임으로 규정한다. 아빠들도 육아를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기 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아빠가 육아휴직을 누리는 건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육아휴직 문제를 두고 오래 고민했던 나로서는 예상 밖인 데다 감동적인 답변들이었다.

여기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휴직 예정자가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겠다는 점이다. (폐쇄적인)기자 사회를 예로 들면, 현재 부산 신문사 두 곳에서 3명의 아빠기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갑자기 남성 육아휴직자가 3명이나 생겨났다. 기자협회보는 이 사람들을 인터뷰해 협회보에 기사까지 실었다.

그런데 이런 특이한 현상에는 대개 전조가 있다. 나 이외에 2명 또한 오래 고민하고, 꽤나 눈치 보던 끝에 결단을 내렸을 텐데 그 시기가 다들 비슷하게 겹친 거다. ‘육아휴직을 한 번 내볼까?’에서 ‘그래 한 번 내보자’로 분위기가 출렁인 건데 그건 상사들에게도 감지될 수밖에 없다. “현실을 생각하면 흔쾌히 보내줄 수는 없겠지만, 이제 요구가 생겨나겠구나(이어지겠구나)” 정도의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물론 육아휴직 이야기를 꺼낼 타이밍과 ‘간보기’는 여전히 중요하다. 앞으로는 그렇지 않게 되길 바란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다음 회차에서 육아휴직하면 한 달에 얼마 받노?”(하)로 이어집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0. 10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6. 6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7. 7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8. 8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9. 9[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0. 10고리 3·4호기, 오늘 계속운전 심의…의결 땐 2035년까지 전력 더 생산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0. 10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