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뒷담 지난 회차에서는 남성 직장인이 육아휴직에 이르는 과정에서 먹게 되는 눈칫밥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은 돈 이야기다. 육아휴직한 남성은 한 달에 얼만큼의 돈을 받게 되나.
현 시점에서 남성에게 육아휴직을 ‘윤허’해주는 회사라면 휴직자 급여를 일정 기간 보전해줄 가능성이 높다. 육아휴직에 들려는 다수 남성이 쉽게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앞선 여성 육아휴직자들의 존재다. 남성이 육아휴직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토양은 보다 앞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 육아휴직선배들의 투쟁(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위에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육아휴직자 처우 문제를 고심했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생겨난 지원은 당연히 남성 육아휴직자도 누릴 수 있다.
휴직자에게 돈을 주는 곳은 정부(고용노동청)와 회사다. 키워드는 ‘3개월’이다. 우리 회사는 첫 3개월간 기본급의 50%를 줬다. 나라에서 주는 돈의 비율도 정해져 있다. 당신이 받는 통상임금의 80%를 A라고 하자. 첫 3개월간 A의 75%가 주어진다. 상한액은 150만 원, 하한액은 70만 원이다.
그런데 정부 지원에는 ‘아빠 어드밴티지’가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는 취지인데 아내에 이어 남편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휴직 초기 3개월 지원금을 좀 더 준다. 나 또한 아내에 이어 육아휴직에 튼 케이스다. 이 경우엔 첫 3개월간 통상임금의 80%, 그러니까 A를 전부 받았다. 결과적으로 첫 3개월간 회사와 노동청에서 나온 돈을 합치니 175만 원이었다. 다행스럽게도(또 불행하게도) 이 돈은 내가 휴직 이전 월급에서 받는 본봉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잘 생각해볼 건 이 돈이 기본급과 통상임금의 일정 비율을 합한 금액이라는 점이다. 각자 실수령액은 다르겠지만, ‘비율’을 따져 지급하기 때문에 첫 3개월간 대부분 남성 육아휴직자는 본인이 받던 월급 본봉보다 약간 모자란 수준의 돈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주변 아빠들에게 “3개월 육아휴직은 할만하다”고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면? 가계는 꽤 흔들린다. 일단 회사에서 주던 기본급 50%는 끊긴다. 노동청에서 나오는 돈도 확 준다. 통상임금의 50% 가운데 75%만 지급된다. 내 경우 70만 원이었다. 4개월에 접어들면서부터 수익이 절반 이상 깎여나간 거다. 참고로 휴직자에게 통상임금의 80% 또는 50%를 전부 주지 않는 건 복귀 유인책이다. 노동청이 육아휴직자에게 돈을 주는 기간은 아이 1명당 1년(엄마 1년 아빠 1년, 합이 2년)이다. 1년이 지나면 육아휴직자는 한푼도 받을 수 없는 신세가 된다.
대신 육아휴직자가 원래 회사로 복귀해 6개월이 지나면 ‘일시금’이 지급된다. 이 돈은 어디서 나오나? 통상임금의 80%(첫 3개월)와 50%(이후 9개월) 가운데 75%가 지급되는 기간, 나머지 25%는 적립된다. 휴직 기간 ‘적립된 25%’가 복귀 6개월 뒤 지급되는 거다. 직원이 1년간 육아휴직한 뒤 ‘먹튀’하지 않도록 회사의 위험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여기서 ‘아빠 어드밴티지’를 누린 휴직자가 유념할 게 있다. 이들은 아내에 이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서 첫 3개월간 통상임금의 80%(A)를 모두 받았기 때문에 이 기간 ‘적립된 25%’가 없다는 점이다. 복귀 6개월 뒤 받는 일시금도 줄어든다.
결국 육아휴직 4개월에 접어들면서부터의 가계 수익은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사정이 모두 다른 만큼 해법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내 경우 합법적 알바를 했다. 나는 휴직하기 훨씬 전부터 한 방송사 라디오 게스트로 주 1회 고정 출연했고 한 달에 25만 원가량 출연료를 받았다.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부모님의 지원도 받았다. 그래서 가능했다.
육아휴직 중 자주 했던 생각은 정부 지원몫 가운데 ‘적립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직장인 월급은 대개 기본급과 상여금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지급 주기와 규모로 볼 때 상여금이 기형적인 회사가 널렸다. 짜디 짠 기본급을 간신히 보전해주는 대신 지급 주기를 조정해 통상임금에는 포함이 잘 안 되도록 한다.
보통의 직장인에게 이건 여타 수당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의 몫이 줄어든다는 정도의 문제에 해당한다. 그런데 육아휴직자에게 통상임금은 그야말로 ‘밥줄’이 되는 지원금의 산정 기준이다. 통상임금 중에서도 일부(80%와 50%)만 보전해주는데, 회사 위험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이 중에서 일부는 강제 적립한다. 여기서 육아휴직자는 잠정적 ‘먹튀자’ 취급을 받는다. 원래 받아야 할 돈을 늦춰 받는 셈인데 이자도 따로 없다. 환장할 노릇이다. 정부는 이게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까 3개월이라도 ‘아빠 어드밴티지’를 주는 거 아닌가? 이 기간을, 혹은 비율을 조금 늘려주면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의 부담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