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 <7>러브스토리

전쟁고아 함께 돕다 33살 나이차 극복하고 결혼

위트컴 장군·한묘숙 여사, 서로 존경…유엔기념공원에 합장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리차드 위트컴(1894~1982) 유엔군(미군) 부산군수기지사령관과 부인 한묘숙(1927~2017) 여사의 러브스토리는 파란만장한 두 사람의 인생 못지않게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6·25전쟁 이후 전쟁고아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 알고 지내다가 1964년 결혼했다.
남편인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사진을 들고 있는 생전의 한묘숙 여사. 부산대 제공
사별하고 혼자가 된 70살의 위트컴 장군과 당시 37세였던 한 여사는 33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었다. 한 여사는 재혼이었다.

위트컴 장군은 6·25 전쟁이 끝나고 전역한 뒤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한미재단’을 설립해 전쟁고아를 돕는 등 한국의 재건에 헌신했다. 장군은 1963년 어느 날 전쟁고아를 위문하기 위해 충남 천안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보육시설인 ‘익선원’을 방문했는데, 그 자리에서 익선원을 운영하던 한묘숙 여사를 운명적으로 만났다. 장군은 익선원한 여사는 영어 회화가 가능해 위트컴 장군과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위트컴 장군은 익선원의 후원자가 됐고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위트컴 장군이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를 안고 있다. 국제신문 DB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사는 익선원을 찾아온 장군에게 자신이 미국에 유학하기 위한 정보를 요청했다. 한 여사는 당시 전 남편과 이혼하고 두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 장군은 평소 한 여사를 연모해온 터라 그 부탁을 도저히 들어줄 수 없었다. 작고 가냘프지만 고아원을 당당하고 용기 있게 운영하던 한 여사에게 이미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장군은 며칠 고심하다가 한 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긴장한 목소리로 “좀 나와 주시오. 오늘은 한복을 입지 말고 양장을 하고 와요”라고 부탁했다. 평소 한복을 입던 한 여사는 영문도 모른 채 양장 차림으로 미국대사관 앞에 갔다. 큰 키의 위트컴 장군은 허리를 숙여 한 여사를 굽어보면서 말했다. “나와 결혼해 주시오.…”

두 사람은 그렇게 부부가 됐다. 한 여사는 장군을 만나면서 장군의 인류애에 존경을 느껴왔다. 한 여사가 남편 대신에 ‘우리 장군’이라는 호칭을 썼다. 한 여사는 생전에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장군과의 인연에 대해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없는 거 같아요. 그때 불행이 없었으면 장군과 결혼하지 못했을 거예요. 장군께서 전쟁고아를 위해 활동하는 저를 쭉 예쁘게 보신 거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한묘숙 여사가 2012년 6월 11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남편인 위트컴 장군의 사진을 보고 있다. 오상준 기자
한 여사는 장군과 결혼으로 친정 가족과 생이별해야만 했다. 당시로서는 이혼이 드문 데다 외국인과 재혼하자 가족들은 여사와의 연락을 끊었다.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자녀는 없다. 위트컴 장군은 한 여사가 데려온 1남 1녀를 끔찍이 사랑했다.

한 여사가 2017년 1월 1일 별세한 뒤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 위트컴 장군 묘역에 합장됐다. 장군은 1982년 7월 12일 별세한 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유일한 미군 장성급이다. 장군과 부인 한 여사는 부산에서 같이 영면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5. 5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6. 6‘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7. 7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8. 8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9. 9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