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말까지 33개소 추가 계획
- 타이머 세다 보면 조급증이 ‘싹’
- 무단횡단 근절에 큰 도움 기대

부산지역 일부 횡단보도 신호등에 보행자를 위한 ‘빨간색 타이머’가 생겼다. 녹색으로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을 초 단위로 알려준다. 빨간색 잔여 시간이 표시되면 녹색 신호에 대비할 수 있어 무단횡단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보행 신호등은 녹색 신호 잔여 시간만 표시된다.

부산 동구 부산역 앞 건널목에 ‘적색 잔여 시간표시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부산역, 국제신문 앞 등 40개소(52개)에 빨간색 타이머를 설치했다. 오는 7월 말까지 33개소(45개)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예산을 편성, 보행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경찰청이 2022년 ‘적색 잔여시간표시 신호등’ 지침을 만들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신호등을 설치했다. 경찰청 규격에 맞는 시설은 경기 의정부시에 전국 처음으로 등장했다.

기차나 크루즈선을 타고 온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부산역 앞 중앙대로 건널목에 적색 타이머가 설치되자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행인 대부분은 신호 대기시간이 지루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본다. 이 때문에 녹색 신호로 바뀐 것을 놓치거나, 뒤늦게 도로를 횡단하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한다. 한 관광객은 “빨간색이 되고 조금 있으면 99초부터 대기시간을 알려준다. 98, 97, 96을 세다 보면 금방 신호가 바뀐다”며 “타이머 덕분에 신호가 언제 바뀔까 하는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해다. 그는 “‘Busan is good’이 실감이 난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설치될 때도 “와우! 획기적이다. 보행자를 위해서 애쓰고 있구나” 했었다. 오래전 외국에서 빨간색 타이머가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 적이 있었다. 부산역 건널목에 설치된 교통시설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교통안전도 선진국화되어 가는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해진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