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맨발걷기 명소서 지렁이 구조하는 부부 “귀중한 생명 밟을 순 없잖아요”

땅뫼산 황토길서 생명존중 실천

  • 박홍재 시민기자
  •  |   입력 : 2023-10-30 19:39:1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허리 굽혔다 폈다 쉽지 않지만
- 길에 있는 지렁이 안전하게 옮겨

지난 7일 아침 여명이 뿌옇게 부산 금정구 회동 수원지를 덮었다. 땅뫼산 황톳길에는 많은 사람이 맨발로 걷고 있었다. 부부, 친구와 같이 와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고 있다. 편백이 숲을 이룬 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가 많이 있어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먹는 사람도 보였다. 그런데 황톳길 바닥을 살피며,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는 부부를 만났다. 알고 보니 황톳길 주인인 지렁이를 하나씩 밖으로 걷어내고 있었다. 부부는 남구 문현동에서 왔다고 했다. 이 좋은 곳을 걸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단다. 그들은 “처음에는 무언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지만, 가만히 보니 지렁이가 많았다. 사람들이 그냥 밟고 지나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길 밖으로 들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크고작은 지렁이들이 길에 깔려 있었다. 지렁이 걷어내는 것을 보고 거드는 사람도 있었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부부가 금정구 땅뫼산 황토길에서 지렁이를 구조하고 있다.
이 부부는 “내가 좋은 길을 걸으면서 귀중한 생명을 밟고 간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마음이 합해진다면 한 마리의 지렁이도 희생물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문현동 부부의 마음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극구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연신 지렁이를 몰아내고 있었다. 나도 거들어 보았지만, 허리를 굽혔다 펴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 사회는 문현동 부부처럼 묵묵히 이웃을 생각하고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지탱해 나가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들의 모습은 환하게 땅뫼산 황톳길을 밝히고 있었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3. 3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5. 5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6. 6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7. 7‘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9. 9[속보]유시민, 이 대통령 검찰개혁 "국민 속인 것"…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10. 10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