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伏)은 24절기나 명절에 속하지는 않지만, 한국인이 여름철에 잘 지키는 절기 중 하나다. 1614년 이광수가 펴낸 백과사전 ‘지봉유설’에서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로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있을 때’라고 했다. 처서가 지났지만 더위는 여전하다.
잠시 외출을 하면 온 몸이 땀으로 뒤덮인다. 계속된 폭염으로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가 20명을 넘었다. 폭염에도 꼭 외출해야 할 때가 있다.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열기와 뜨거운 여름 햇살이 숨을 막히게 한다.
그나마 몇 년 새 도심 건널목 곳곳에 설치된 스마트 그늘막이 있어 내리쬐는 햇볕은 피할 수 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해 그늘막 기둥을 따라 둥글게 의자를 부착한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신호등 등에 접이식 의자를 둔 곳도 있다. 어르신이 더위에 지친 몸을 신호가 바뀌는 동안 잠시 앉아 쉴 수 있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상수도본부 앞 도로 그늘막 의자에 앉은 어르신(사진)은 잠시 쉬는 것이지만 유용하다며 멋쩍은 웃음을 띠다, 신호가 바뀌자 절뚝거리며 길을 나섰다.
작은 배려에 받는 감동은 크다.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감동일 수 있다. 무더위에 지쳐 불쾌지수만 상승할 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여유가 보인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철새처럼, 짧은 신호 대기 시간에 잠시라도 편히 앉아 쉬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