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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기업문화와 예술의 꽃 /조성제

문화·예술을 모르는 기업은 매연 내뿜는 공장 이미지로 고착된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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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08-31 21:07:4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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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하면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바다'다. 올여름에도 전국에서 가장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휴가지는 '부산'이었다. 피서객들에게 휴가지는 곧 '해운대'이며 '바다'였다. 근래에는 크루즈가 부산에 기항하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부산을 찾고 있다. 뉴욕, 파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도시들과 비교해 보아도 부산은 분명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천혜의 자연 경관을 활용한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관광산업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도시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척박한 문화적 토양이다. 파리 세느강을 오르내리는 유람선에서의 저녁 만찬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강변 곳곳에 산재한 문화적 유산을 향유하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뉴욕 맨해튼의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며 떠들썩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관광객들 중 상당수는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브로드웨이를 찾은 사람들이다. 부산 관광이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나 쇼핑하는 즐거움에 더하여, 무언가 문화적인 깊이를 갖도록 하는 묘안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불러오는 대목이다.

사실 우리 부산도 상당한 문화적 저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시의 지원 속에 원도심 '또따또가'를 중심으로 김수우 시인이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인문학 운동은 그 자체로 부산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예술작가 김홍희 씨의 사막을 여체의 아름다움에 빗댄 작품들이나 신은주 선생의 숨이 막힐 듯한 춤사위 또한 어디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을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문화적 역량이 꽃을 피울 때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은 이미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영화제로 자리 잡은 PIFF의 성공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누려보려 하지 않는 우리들의 관심 부족이 바로 문제가 아닐까. 혹시나 극장이 없어서 연극을 보러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연극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극장이 없는 것은 아닐까. '서울에서는 돈 만 원이 생기면 연극을 보러 가지만 부산에서는 술을 마시러 간다'는 자조적인 농담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물론 문화적 자산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성숙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부산시 차원의 영화산업 진흥 노력이나 부산은행에서 펼치고 있는 공연산업 진흥 노력은 더욱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 지역의 기업들도 메세나 활동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기업이 홀로 성장할 수는 없다. 기업은 지역과 지역민들의 성원이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이런 점에서 크게 성장한 지역기업이 그 성과를 지역과 지역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권리에 앞서 의무이다.

모두들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문화를 모르고, 예술을 도외시하는 기업은 산업혁명 시대 검은 기름과 매연을 내뿜는 공장의 이미지로 연상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시대에 이런 반환경적인 기업은 존재하지 않지만 문화와 예술을 접목하지 않는 기업은 그런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될 수밖에 없다.
부산이 낳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오충근 교수가 지휘하는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가 어렵게 부산을 방문하는 유미숙, 박지은, 박현재, 박라나 등 세계적인 연주자 및 성악가들과 협연을 갖는다. KNN에서 기획하고 주관하는 이 훌륭하고 뜻깊은 음악회를 우리 회사에서 기쁜 마음으로 후원한 지 이제 3년째가 되었다. 이번 음악회가 기업메세나를 통해 지역문화와 예술이 한 걸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바쁜 가운데에도 부산을 방문해 준 연주자들과 오충근 교수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모쪼록 부산 시민들이 여름밤 음악의 향기에 취해 부산 문화를 주제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비엔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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