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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성숙한 부산, 에너지 효율화를 통하여 /조윤수

가까울땐 자전거, 멀땐 대중교통 이용

석유 부족 대비하고 청정한 도시 만들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26 20:16:4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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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교통체증이 심한 파리 중심가를 방문했을 때 이전보다 교통이 더 복잡하고 불편하게 됐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늘려 사람 중심의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의 지혜를 되새겨보게 되었다. 차로 이동하면 굼벵이 기어가 듯하고 주차요금도 상당한 반면 걸으면서 곳곳을 관광하기는 안성맞춤이어서 출장 중 바쁜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걸었던 즐거운 기억이 난다.

또한 베를린에 근무하는 동안 자동차만큼 많은 자전거가 시내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있지만 중간중간 큰 도로와 연결되는 구간에서는 차도로 자전거가 진입하게 되는데 그때 자전거가 좌우를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차도로 진입하는 바람에 운전하는 처지에서 깜짝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환경보존과 에너지 절약을 위하여 공공교통이 발전하고 소형차량이 널리 보급된 유럽국가에 비하면 미국은 중형 이상의 승용차 중심으로 교통이 발전해 에너지 사용량이 높다. 200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석유 일일 생산량은 8180만 배럴인데 이 가운데 미국이 생산 850만 배럴, 소비 1950만 배럴이다. 매일 1100만 배럴을 수입해야 하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곳 휴스턴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에너지 중심지로 수많은 전문가들과 에너지 관련기업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4대 도시인 휴스턴에는 엑슨모빌, BP 등 큰 에너지 회사가 몰려 있다. 휴스턴을 중심으로 멕시코만에서 미국 원유의 3분의 1, 가스의 4분의 1이 생산되고 정제 시설도 몰려 있다 보니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정보와 전문인력 채용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탄소 및 재생 에너지가 주요 현안으로 거론돼 이곳 에너지 전문가들에게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그 출발점을 에너지 수요 관리, 즉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하고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다음에 에너지 공급, 즉 석유, 천연가스, 석탄, 원자력, 재생에너지(풍력, 태양력) 등과 같은 에너지원을 어떻게 조달하고 그 비중을 어느 정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에 대하여는 국가별로 또는 전문가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은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가스자원과 상당한 석유자원이 있음에도 에너지원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당시 닉슨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등마저 끌 것을 국민들에게 권유할 정도였는데 그때 석유의 수입비중이 30%였다. 이후 8명의 대통령이 바뀌면서 대통령마다 에너지 문제를 거론하였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석유의 수입 비중은 오히려 57%까지 올라갔다. 중국 인도 경제의 성장과 세계 경제의 회복을 감안하면 석유 수요는 필연적으로 증가해 앞으로 1, 2년 후에는 유가가 2008년의 140달러대까지 재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늘 접하다 보니 과연 자원빈국인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자문하게 된다. 그동안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면서 24시간 영업하는 현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도로마다 대낮 같이 환하게 밝힌 가로등을 경제성장의 과실이며 부의 상징인 것처럼 생각했다. 2009년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 3230억 달러 가운데 석유 및 천연가스 수입이 754억 달러로 23%를 차지한다. 유럽에서는 에너지를 아끼려 자전거를 타고 공공교통수단 또는 소형 자동차를 즐겨 이용하는데 우리는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는 가운데 매일 22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하면서도 한밤에 불을 밝히고 중형 차량이 범람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이제는 약간의 불편함을 수용할 줄 아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통하여 출퇴근하고 태양 에너지를 집적하여 사용하는 가로등이 불을 밝혀야 되지 않을까?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먼 거리는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하여 활발하게 움직이는 부산을 상상해 본다.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노력으로 성숙하고 청정한 도시 부산이 되기를 기대한다. 휴스턴 총영사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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