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범대생들에 한국어 수업 듣고 근대역사관 국제시장도 견학

"할아버지, 아버지가 태어난 나라를 잘 알고 싶어요. 부산의 대학생 언니 오빠와 함께 문화체험을 하면서 한국말도 배우고 싶습니다."

재일동포 학생과 교사들이 23일 오후 신라대학교 사범관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7박8일 동안 신라대 예비교사들이 진행하는 한국어 수업을 듣고 한국문화와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서정빈 기자 photobin@ kookje.co.kr

일본 교포학생 32명이 23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 사범관을 찾았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서다. 오사카·교토에 있는 민족학교인 금강학원·국제학원·백두학원에 재학 중인 중고생과 교사들이다.

이들은 7박8일 동안 신라대 예비교사들이 진행하는 한국어 수업을 듣고 한국문화와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금강학원 중학교 1학년 이승현 군은 "집에서 한국말을 쓰기는 하지만 아직 읽고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 한국의 대학생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민족의 자취를 답사하며 한국 문화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재일교포 학생들의 학업과 생활을 도와주는 윤승환(신라대 국어교육과 3학년) 씨는 "일본에서 온 학생들이 부산에서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아서 일본에 돌아가서도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러한 재일 민족학교 한국어 연수는 신라대 창의융합형 교육인재양성사업단(이하 신라대 SCC 사업단)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신라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영어교육과·수학교육과 3개 학과가 모인 SCC 사업단은 자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외동포의 한국어와 문화 교육을 하고 있다.

SCC 사업단은 지난해 처음 민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연수를 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일본 관서지방에 흩어져 있는 3개 민족학교가 함께 모였다. 한국어 연수 외에도 ▷경주문화답사 ▷부산근대역사관 견학 ▷국제시장 등 부산지역 명소 방문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할 예정이다. 지난해 과정을 수료하고 돌아간 학생들은 한국어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자주성과 인성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SCC 김라연 단장은 "재일동포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교류하는 일이 적은데, 부산에서 함께 한국어를 배우고 민족의식을 함양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