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5만 7000여 명이며 전체인구의 19.4%에 해당한다. 노인인구비율이 20% 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올 하반기 중 20%를 넘길 전망이다.

그림 서상균

7대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노인 10명 중 3명꼴로 홀로 사는 이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노인의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노인 돌봄제도에는 건강보험공단이 주체가 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지자체가 주체가 되는 노인돌봄서비스로 나뉘어 있었다. 2020년부터는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한 노인돌봄 서비스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라는 제도로 바뀌면서 기존 노인돌봄서비스와 그 외 지역연계사업 등 여러 기관에서 수행해오던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었다.

대상자 또한 독거노인이나 저소득 등급외자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기초수급자와 기초연금 수급자 1인 가구에서 부부세대까지 확대되었다.

하지만 노인들의 경우 이런 제도에 대한 정보 습득력과 이해력이 부족하고 본인이 직접 알아보고 선택하거나 신청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산지역의 경우 구·군별로 정해진 목표치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이다.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노인의 돌봄제도에 대해서 읍·면·동 주민센터, 노인맞춤서비스 수행기관에 문의해보도록하자. 이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어른들의 사회적 책무이다.

이런 기존 제도를 활용하고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노인들의 라이프로그(life log) 즉 일상에 대한 기록을 디지털화하는 것도 급선무이다. 왜냐하면 결국 자원은 유한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리 가능한 형태로 정보가 저장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의 급증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니 비용증가에 대한 고민보다 노인들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선순환되는 경제구조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노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함으로서 다양한 신사업을 창출하고 서비스 혁신 등의 파급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 역시 개인의 정보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쌓아주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양질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노동이므로 이들은 정당한 비용을 받아야 하며 이런 활동은 새로운 형태의 노인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받게 되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교육은 추후 노인들의 헬스케어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물론 사생활 영역에 대한 정보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데이터를 관리하는 주체는 개인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핵심 요소이자 경쟁의 원천이다. 정부·헬스케어기업·병원 등 건강을 관리하고자 하는 곳들은 노인들의 라이프로그 데이터가 필요해질 것이다. 지금은 의료와 복지를 구분하려고 하지 말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서로 협력해야 할 시기이다.

각 이해관계자의 합리적 보상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구축, 테이터 통합, 제 삼자에 의한 보유 데이터 관리, 데이터 활용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여 새로운 데이터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하자. 부산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이 부산 시민에게 축복이 되었으면 한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