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본사를 둔 태림종합건설이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 증액분’을 주지 않아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발주자가 도급 계약금액을 늘렸는데도 하도급 업체에는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태림종합건설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시정명령 내용은 ‘행위 중지’와 ‘재발 방지’다.

공정위에 따르면 연매출 103억 원 규모의 태림종합건설은 2021년 6월 발주자인 부산진구청과 ‘부산 당감동 복합국민체육센터 건립 공사’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2월 일부 공사를 수급사업자 A사에 위탁하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사는 해당 공사를 진행하던 2022년 2~6월 레미콘 운송업자 파업 등으로 작업에 차질이 발생하자 장비 임대 기간을 부득이하게 연장하며 추가 비용을 부담했다.

이에 부산진구청은 2023년 7월 A사의 추가 비용을 보전해주고자 6600만 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도급 변경 계약을 태림종합건설과 체결했다.

하지만 태림종합건설은 2023년 8월 A사에 ‘계약금액 증액을 받았다’는 내용을 통지만 하고 하도급 대금을 증액하는 계약은 A사와 체결하지 않았다. 결국 A 사에 줘야 할 6600만 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셈이 됐다.

태림종합건설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A사의 시공 하자로 손해를 봤기 때문에 하도금 대금을 증액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하자 분쟁은 대금 증액 의무를 다한 뒤 다퉈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받았음에도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추가 지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제재한 것”이라며 “하도급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