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민주당 김민석(61) 최고위원이 내정됐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에는 민주당 강훈식(52) 의원이 낙점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러한 내용의 새 정부 첫 인선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2025.6.4 연합뉴스

김 총리 내정자는 민주당의 대표적 전략통인 4선 의원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86 운동권’ 출신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거듭난 뒤로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차기 대선 준비조직 ‘집권플랜본부’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기획력과 정책 설계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번 대선에서는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지명자에 대해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함께 갖춘 인사”라며 “내각과 국회, 국민 사이를 잇는 조정자로서 새 정부의 통합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강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충남 아산을에서 처음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선거 전략 전반을 이끌었고, 이번에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건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9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은 중립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7090 세대의 첫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을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꿀 적임자”라며 “참모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민주당 내 전략통들을 총리와 비서실장에 내정한 것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가 빠르게 국정을 다잡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는 민주당 내 외교 책사로 꼽히는 위성락(70) 의원이 임명됐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국정원장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내정됐다. 당시 외교안보 라인의 동맹파 자주파 경쟁 구도에서 자주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부터 외교안보 멘토 역할을 하며 이 대통령의 통일외교 노선 수립에 깊이 관여해왔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비례대표 출신 민주당 강유정(49)의원이 이어서 맡게 됐다. 신춘문예 3관왕으로 문학과 영화 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 대통령은 “논리력과 문화 감수성을 갖춘 인재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언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호처장엔 황인권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황 처장을 “빈틈없는 업무 추진력과 포용의 리더십의 소유자”로 소개하면서 “열린 경호, 낮은 경호로 경호실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선으로 위성락 실장과 강유정 대변인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