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안보 공백 우려에 다른 입장을 내놓아 논란이 커진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부작용을 작심 토로했다. 그는 ‘장관이 결심하고 수행하면 두 달 안에 국방부의 영내 이전이 가능하느냐’는 민주당 김민기 의원 질의에 “정상적 절차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용산 이전에 왜 반대 여론이 높으냐’는 질문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빠른 시간 안에 검토 없이 배치 조정되는 데 대한 우려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또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전시 상황 데프콘(방어준비태세)2가 발령되면 모든 부서가 강남 모처 산 밑 벙커로 들어가지 않느냐. 안보 공백이 발생한다고 보면 안 된다”고 주장하자, “군사적으로,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서 장관은 ‘이사 행정 정리에 5월 10일 전까지 빠듯하지만 최소한도는 할 수 있다’는 신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도 “두 달이라면 할 수 있지만 요구 받는 시간이 훨씬 짧아 애로사항이 있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또 ‘정권 이양기 안보 공백과 허점에 따른 국민 피해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는 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질의에 “현재 지휘권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답했다. 퇴임 전까지 안보에 문제 생기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섣부른 청사 이전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합동참모본부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합참 차원의 작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환 합참 차장은 ‘(국방부 이전이) 합참의 작전에 영향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물음에 “현행 작전 대비 태세 측면에서는 제한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졸속’이라고 공세를 폈고, 국민의힘은 ‘안보공백은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과거 국보위 이런 데서도 상상하지 못할, 군사 작전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고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설훈 의원은 “청와대를 옮기는 게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갔다가 돌아올 것도 아니지 않느냐. 갑작스럽게 광화문에 간댔다가, 용산으로 바로 간다는 게 비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이 더 큰 안보 위협이지, 청와대의 국방부 용산 이전이 더 큰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성일종 의원도 “합참은 현재 군사작전 상태로 봐선 안보 공백이 없다고 했다. 그게 정상”이라며 “권력 인수인계 과정에서 신구권력이 서로 협력하면 안보나 국정 공백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