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의 공무원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모시러 가야 한다며 관용차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다 인명 사고를 일으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 서구청. 국제신문 DB

부산 서부경찰서는 차량으로 행인을 깔고 지나간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부산 서구 A 과장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A 과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께 부산 서구 남부민동 한 아파트 입구에서 술에 취해 길거리에 누워 있던 B(60대) 씨 위를 차량으로 지나가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서구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아파트는 A 과장의 모친이 사는 집이다. A 과장은 모친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모시고자 이 아파트에 들렀다. 이후 지하 주차장에서 출구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출구로 향하는 통로에 경사가 진 탓에 A 과장이 입구 근처에 누워 있던 B 씨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B 씨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으나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 과장이 탄 차량은 자신 소유의 승용차가 아니라 업무용 관용차(SM3)다.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다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가 난 지난달 26일은 일요일로 휴일이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면 징계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구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이번 사고 이전에도 관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쓴 사실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과장은 “어머니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지하주차장을 나가던 중 경사 탓에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사고가 난) 일요일에는 지속 민원 현장에 들리고자 서구청으로 출근한 상태였다. 급히 전화를 받고 모친에게 가야 해 마음이 급했다. 이날 전에는 관용차를 사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