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설치한 망원경이 인근 주민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7월 3일 자 8면 보도)에 따라 전망시설 위치 등을 제한하는 조례가 전국 최초로 추진된다.

부산 서구 구름산책로에 설치된 망원경. 국제신문 DB

김병근 서구의회 의원은 주민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한 ‘전망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전국 최초 조례안으로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다. 이달 말 정례회 심의를 거처 제정될 예정이다.

지역에서 발생한 사생활 침범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송도구름산책로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인근 아파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부산항 풍경을 감상하려 설치했지만, 각도 제한이 없어 아파트 방향으로 틀 수 있다. 구는 문제를 인식하고 망원경의 각도를 제한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례안을 보면 전망시설 설치 시 풍광 이외 가정주택, 아파트 등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곳은 전망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했다.

이미 설치된 전망시설과 관련한 내용도 넣었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전망시설은 풍광만 볼 수 있도록 각도 조정을 의무화했다. 또 각도 조정이 어렵다면 전망시설을 제거하도록 규정했다.

김 의원은 “구가 설치한 전망시설로 인한 주민의 사생활 침해는 지속해서 제기된 문제다. 사생활 보호는 헌법에도 보장된 만큼 제도적 보완 필요하다는 지적에 조례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