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참전용사 그룬디 씨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그에게 부산명예시민증 수여식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룬디 씨에게 수여될 예정이던 명예시민증.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제공

4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전쟁 참전용사 고 제임스 그룬디(James Grundy) 씨의 명예시민증이 수여식 없이 유엔기념공원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룬디 씨는 지난 6월 271번째 부산명예시민으로 선정된 바 있다.

시는 부산시민의날(5일)을 맞이해 올해 부산명예시민 선정자인 그룬디 씨를 부산으로 초청, 수여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그룬디 씨가 영국에서 사망함에 따라 시는 명예시민증을 그룬디 씨가 안장될 유엔기념공원에 전달했다. 시는 영국으로 시민증을 보내려 했으나 현지에 생존한 그룬디 씨의 유족이 없어 유엔기념공원에 대신 맡겨둔 것이다.

올해 부산명예시민 선정자는 그룬디(상반기) 씨를 포함해 총 6명이다. 하반기에 선정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임원 5명에게는 지난달 28일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WADA 총회 업무 협약식에서 수여됐다.

1966년 명예시민증 수여 및 예우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이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부산명예시민증 수여는 많았다. 반면 외국인 참전용사는 드물었다. 그룬디 씨는 2019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에 이은 두 번째다.

그룬디 씨에게 수여될 예정이던 명예시민증의 모습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제공

그룬디 씨는 1988년 정부 초청 이후 매년 부산을 방문해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하고 한국전쟁 동안 참전용사의 활약을 알려왔다. 이 공로로 그룬디 씨는 2019년 부산 남구 명예구민으로 선정됐다. 구가 외국인에 명예 구민패를 수여한 것은 몬시뇰 신부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