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 조성을 둘러싼 경남 창원시와 시행사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실시협약 취소 처분 정당성을 두고 법정 공방을 이어온 양측이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을 수용하면서다. 시는 새 운영자를 선정한 뒤 내년 개관을 목표로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원들은 시행사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며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지회견을 열고 시가 발표가 ‘창원문화복합타운 정상화 방안’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김용구 기자

창원시는 2일 해당 사업에 대한 화해권고 결정 결과와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3월 해당 시설의 개관 지연 책임을 물어 시행사인 창원아티움씨티와 운영 참여자인 SM엔터테인먼트 등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시행사는 같은 해 4월 실시협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또 시가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이 두 차례나 시행사 측 손을 들어준 셈이다.

법원은 사업 시행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시설을 완비하지 않았다는 시 측 주장에 대해 소명이 부족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시설 설치 지연에 대한 시행사의 귀책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시행사는 여세를 몰아 지난해 8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차 변론기일인 같은 해 11월 24일 양측은 장기간 소송이 진행되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법원에 중재 의사를 표명했다. 법원은 올해 2월 10일 화해권고 결정 결과를 양측에 통보했으며, 14일간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같은 달 25일 확정됐다.

법원 결정에 따라 시는 2020년 상반기 공사를 마친 건물과 토지를 기부 채납받고 이행보증금 101억 원(사업비 10%)과 이자 4억 원을 시행사에 반환한다. 또 양측은 앞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시는 올해 말까지 새 운영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업 시행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당초 한류 체험 공간으로 조성됐으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와 달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해 시의 실시협약 해지 통보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사업에서 배제된 상태이다.

시는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탁기관 선정위원회’와 ‘선정평가 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회 의원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이 과오를 과도하게 인정하고 소송을 급히 마무리하면서 시행사에게 면죄부 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창원문화복합타운은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 인허가를 내주는 전제 조건이었는데 시행사가 실시협약에 적시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SM엔터테인먼트가 빠진 채 화해 권고가 결정됐다. 새로운 분쟁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창원시는 2016년부터 창원문화복합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의창구 팔용동에 49층짜리 공동주택을 건립하고 분양 수익으로 호텔, 공연장, 뮤지엄 등을 갖춘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 창원문화복합타운을 짓는다는 구성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운영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시와 시행사 등이 운영방식, 적자 발생 때 대책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