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팬·지역민 어우러진 축제
- ‘마스터톡’ ‘취생몽사’ 등 성료
- “더 좋은 프로그램 매년 만나길”

‘BIFF 속 또 하나의 영화축제’ 커뮤니티비프가 나흘간 일정을 마무리하고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고향 남포동에서 피날레를 맞이했다.

지난 9일 부산 중구 남포동 커뮤니티비프 현장에서 시민이 영화 촬영을 체험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지난 9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는 ‘남포 피날레’가 열렸다. 이날은 그동안 커뮤니티비프(커비)의 단골 관객 또는 올해 커비를 특별하게 즐긴 관객을 위해 시상식도 마련됐다.

개그맨 정범균의 사회로 피날레가 시작되자 야외무대 객석이 순식간에 찼다. 커비 조원희 운영위원장이 올해 상영작을 가장 많이 본 관객, SNS에 커비 행사 인증샷을 가장 많이 올린 관객 등에게 시상했다. 이어진 영화 OX 퀴즈도 인기가 높았다. 대형 스크린에 영화의 한 장면, 또는 대사를 들려주고 영화의 제목을 맞추는 식이었다. 쉬운 문제부터 고수가 아니면 맞추기 힘든 문제까지 퀴즈는 다양했는데, 대부분 영화의 장면과 대사를 숙지한 골수 영화팬부터 ‘감’으로 정답을 맞춘 참가자까지, 모두 영화를 즐긴 시간이었다.

앞서 커비 측은 ‘7080’ 또는 ‘세기말(Y2K)’ 콘셉트의 패션을 선보이는 참가자에게 선물을 증정한다고 공지했다. 이윽고 이들을 위한 무대가 시작되자, 가수 KCM의 팔토시와 비니를 착용한 관객부터 40년 전 입었던 정장을 옷장에서 꺼내 입고 온 관객도 등장했다. 어떤 참가자는 객석 사이를 런웨이처럼 누볐다. 비프광장 야외무대는 영화 팬과 지역민이 어우러진 놀이터로 훌륭한 역할을 했다.

커비는 이번 축제 기간(지난 6~9일) 관객이 직접 기획한 리퀘스트시네마, 봉준호 감독과의 온라인 마스터톡, 밤새 영화와 술이 함께하는 취생몽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특히 리퀘스트 시네마는 ‘영화 덕후’들의 만족도를 충족시켰다. 같은 기간 수영구 밀락더마켓,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방문자센터, 영도구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면세구역 등에서 가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방네비프’(동방비)가 마련돼 ‘영화 축제의 도시’를 연출했다.

BIFF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커비는 예산이 지난해 대비 80%가량 삭감되며 고군분투했다. 게스트 초청과 상영작 선정 등을 위해 지자체는 물론 시민의 크고작은 후원이 보태지기도 했다. 관계자는 “커비는 시민과 영화제의 새로운 실험이 가능한 무대다. 시네필, 영화 팬, 축제를 즐고 싶은 시민까지 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중구 한 주민은 “영화제 기간 남포동과 부산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들뜬다. 현장을 직접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커비’와 ‘동방비’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