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 조사… 재취업 58% 의원급으로
- “임금 높은 수도권 페이닥터로 많이 가”
지난해 부산지역 한 의대를 졸업한 A(20대) 씨는 인턴 수련을 포기하고 현재 부산 한 피부과 의원에서 일반의로 근무 중이다. A 씨는 “의대 동기 상당수가 일반의로 근무하는데, 일반의 자리가 많고 임금이 높은 서울로 떠나는 친구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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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18일 서울 서울대병원에서 ‘의료대란 1년, 병원 현장 어떻게 변했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A 씨의 사례처럼 의대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정확히 1년 전 병원을 떠난 전공의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대형병원이 아닌 ‘동네의원’에서 ‘페이닥터’로 근무 중이며, 4000명가량은 여전히 의료기관 밖에 있는 상태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222명 중 지난달 기준 5176명(56.1%)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이 중 58.4%인 3023명이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0일 자로 근무를 중단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로 7월부터 병원별로 사직 처리가 시작되면서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재취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은 의사로, 일반의가 과목별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사직 레지던트 9222명 중 4046명은 의료기관 밖에 있는 상태다.
전공의들의 사직과 재취업은 전국 의료기관 인력 현황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의는 모두 1만684명으로, 전공의 사직 전인 2023년 말 6041명보다 76.9%가 급증했다. 의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의는 4073명에서 7170명으로 76.0% 늘고, 병원서 일하는 일반의는 1년 새 204명에서 84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전국 의료기관의 인턴은 2023년 말 대비 96.4%, 레지던트는 88.7% 급감했다. 전문의 숫자는 1년 새 1.8% 늘었는데, 1년째 이어진 전공의 사직으로 올해 전문의 시험 1차 합격자가 지난해의 18% 수준으로 줄어든 탓에 올해 말 전문의 숫자는 지난해 말 수준에 머물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의정 갈등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전가되는 상황이 지속되지만, 의정 간 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는 지난달 18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의 면담 이후 사실상 중단 상태다.
이런 가운데 4월 말이 최종 시한인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의료계와 정부 모두 정원 조정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적정 의료인 수를 정하기 위해 국회가 입법을 추진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위원 구성 등을 놓고 의료계와 비의료계가 접점을 찾지 못한다. 김 의원은 “정부는 하루빨리 의료계와 협의해 1년이란 긴 의료대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