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엔진 등을 제조하는 국내의 한 중견 업체에서 퇴사할 때 빼돌린 도면으로 이용해 부품을 제작·판매한 2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6단독(우상범 부장판사)은 업무상 배임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50대)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그가 대표로 있던 법인에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 B(40대)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A 씨가 2016년 피해 업체를 퇴사할 때 손에 넣은 도면의 핵심 기술을 사용, 피해 업체 제품과 동일한 형상과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로 공모했다. A 씨는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 사이 B 씨에게 임의로 유출한 선박부품 도면을 B 씨에게 제공했다. B 씨는 이 무렵부터 2021년 7월까지 제품을 만들어 A 씨에게 공급했고, A 씨는 11억 8800여만 원 상당을 다른 업체에 판매했다.

이들은 과거 피해 업체에서 간부로 근무하거나 협력 업체에서 일하다 그만둔 뒤 각각 부품 판매 도매 업체와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상태였다. 피해 업체는 도면의 외부 유출을 막고자 인증 시스템을 통해 저장이나 인쇄를 관리해 왔고, A 씨는 누출 금지 서약에도 서명했으나 이같은 범죄를 벌였다. 재판부는 “영업 비밀의 시장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가 복구되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A 씨는 다른 범죄로 벌금형을 1차례 선고받은 것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B 씨는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