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성과 관련 기내 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상황에 따라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결과물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카드로 꺼내 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연합훈련 중단 및 축소 가능성을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선제적으로 우리가 훈련 규모 축소나 연기를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간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훈련을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그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이것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얘기할 거지,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직접 언급함에 따라 내년 3월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훈련 축소 혹은 유예 검토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 관계에 대해선 “언제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자기 통일 얘기하면서 ‘대박’ 이렇게 얘기하니까 북한이 ‘남한이 쳐들어오는 거 아냐’ 이래 가지고 철조망 치고, 장벽을 쌓는다”며 “무인기 막 보내서 약 올리니 얼마나 긴장되겠느냐”며 박근혜·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나오는 흡수통일론에 대해선 “흡수해서 무엇 하느냐”며 “거기서 생겨나는 엄청난 충돌,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반대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북한의 심기만 살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 비난했다.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평화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억지력 위에서 지켜져왔다”며 “이재명식 북한 심기 경호만으로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