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옥 전 행정관. 연합뉴스

김건희 씨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통일교 명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씨 부탁으로 검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는 26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11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두 차례 증인 소환에 불출석한 유 전 행정관은 이날 처음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당초 서울남부지검과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이런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날 재판에서 입장을 바꿔 샤넬 가방을 전달하고 김 씨 요청으로 교환도 한 사실을 인정했다.

특검은 “5월 남부지검, 8월 특검에 출석해 진술하기 전 김 씨와 어떻게 진술할 지 논의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유 전 행정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남부지검에서 조사받기 전에) 영부인께서 가방 두 개를 교환한 사실을 언급하며 ‘가서 그냥 건진이 심부름해서 (교환)한 걸로 하면 안되겠느냐’고 부탁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큰 죄가 될 거 같지 않아 잘못된 진술을 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피고인과 논의한 게 ‘전성배로부터 받아서 피고인에게 전달한 적도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씨가 선물받은 샤넬 가방 2개를 교환한 경위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그는 “가방, 신발 (등을) 이것저것 찍어서 영부인에게 직접 텔레그램으로 보냈고, 영부인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환한 가방과 구두를 전 씨에게 돌려주라는 지시도 김 씨에게 받았다고 했다. 유 전 행정관은 “쇼핑백에 담아서 주셔서 뜯어보진 않았다”며 “한남오거리 골목에서 돌려줬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은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달한 바도 없고, 김 씨가 직접 전 씨에게 전달받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없다고 했다. 반면 전 씨는 목걸이도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해 서로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 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 됐다.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전 씨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