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논의에 불이 붙으면서 노동계가 연내 입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부산의 노동조합(노조)들 역시 시급히 정년연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다만 여야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간극도 커 논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주최한 65세 법정 정년 연장 입법 연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30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산의 양대 노총은 정년연장을 두고 연내 입법 등 이른 시일 내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연금 수령 연령과 정년 퇴직 연령 간의 간극으로 소득공백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년연장은 단계별로 적용하더라도 하루빨리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대 노총의 입장은 전국적으로 동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약속한 정년연장을 즉시 입법화하라는 취지다. 지난 25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서울에서 열린 한국노총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정년 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을 결합한 입법 및 지원 방안을 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년연장 강행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보여 논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5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적 합의 없이 졸속 추진하는 정년연장을 즉각 중단하고 충분한 검토와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영계도 법정 정년 상향이 아닌 퇴직 후 선별재고용 등 고용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의뢰한 ‘정년연장에 따른 비용 추정 및 시사점’ 연구용역을 맡은 부산대 김현석(경제학부) 교수는 보고서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등 경제환경 변화로 고령자 고용 확대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며 “다만 일률적 정년연장은 기업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