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육상풍력발전단지 모습. 국제신문DB

이재명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인 ‘재생에너지 대전환’의 일환으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있는 육상풍력발전의 설비용량을 현재 2GW(기가와트)에서 2030년 6GW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업 인허가와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전력기반센터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 주재로 ‘육상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 전담반(TF)’ 첫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육상풍력은 국토의 약 70%가 산지로 이뤄진 우리나라 지형 여건상 풍황이 좋은 고지대를 중심으로 확대 가능성이 높아 ‘탈탄소 녹색문명 대전환’을 견인할 주요 재생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복잡한 인허가와 규제가 신속한 사업 개발에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기후부의 판단이다. 실제 국내 육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은 2014년 0.1GW에서 올해 6월 2.0GW로 매년 0.1GW 안팎씩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세계 육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이 2005년 58GW에서 지난해 1052.3GW로 18배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더딘 증가세다.

기후부는 “22개 법령에 따른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복잡 다단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육상풍력발전을 허가받은 205개 사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98개가 인허가 때문에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설비용량을 2030년 6.0GW, 2035년 12.0GW로 늘리기로 목표를 세웠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해 국유림에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주요 인허가를 사전에 진행해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는 경북 영덕과 영양 등 산불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100MW(메가와트) 규모로 공공 계획 입지를 활용한 풍력발전 시범사업을 내후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육상풍력발전 사업을 허가받을 때 사업자가 기상청 관측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지금은 사업자가 계측기를 설치해 풍력자원 자료를 확보한 뒤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각종 인허가를 ‘개발행위허가’로 간략히 처리할 수 있는 기준도 완화한다.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서 풍력발전사업을 하려는 경우 대체지 발굴을 지원한다.

이 밖에 ▷이격거리 규제 완화 ▷국내산 터빈을 장착한 풍력발전기 2030년까지 300기 보급 ▷현재 180원(1㎾h당)인 육상풍력 발전단가 2030년까지 150원 이하로 조정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