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량평가·프레젠테이션도 예고
- 사법리스크 단체장 직격탄 전망

내년 6·3지방선거를 5개월가량 앞두고 부산 기초단체장들이 지역 국회의원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국민의힘이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에게 26일까지 지역 기초단체장 평가서를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평가서는 재선출을 노리는 기초단체장들의 공천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천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당협위원장들이 기초단체장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들에게서 당협 소속 기초단체장의 평가서를 26일까지 모바일로 접수한다. 다만 광역·기초의회 의원은 이번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번 평가는 4개 등급별 분류와 10개 세부사항으로 구성됐다. 특히 당협위원장들이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을 4등급(최상, 상, 중, 하)으로 분류하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중앙당도 이번 평가를 통해 지역 기초단체장의 평판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의 관계성을 가늠할 수 있어 공천의 중요한 잣대로 삼을 방침이다.

기초단체장 공천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최종 추인을 하지만 시도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판난다. 시도당의 공관위 심사는 상향식과 공정성을 갖춘 형태를 띠지만 당협위원장의 입김 내지는 의중이 절대적으로 반영됐다. 실제 3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몇몇 국회의원이 기초단체장 후보 단수 공천을 노골적으로 고집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A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우리지역 구청장의 활동 등을 유심히 살펴봤다”며 “빼지도, 더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협위원장도 “현역 단체장이 과연 얼마나 주민의 신뢰를 받는지 의문”이라면서도 “다만 대안이 있는지, 상대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지 등 종합적으로 따져서 평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량평가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도 현역 단체장들에게는 고민거리다. 국민의힘은 현역 광역·기초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성과 중심 선출직 평가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새 평가체계는 ▷정량지표 50% ▷개인 프레젠테이션(PT) 20% ▷여론조사 30%를 기본으로 하되, 최대 10점의 가·감점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감점 항목에는 징계 및 수사·기소 현황과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이 반영돼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현역 단체장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 경제 고용 재정 청렴도 등 주요 항목은 국가기관의 공식 통계와 공신력 있는 자료를 활용해 산출되며, 단체장들은 직접 PT에 나서 임기 중 성과와 향후 정책 비전을 설명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현역 단체장 평가를 강화하면서 각 지역의 우수 정책과 성공 사례를 발굴해 당의 공약으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