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에게 돈을 주고 문항을 산 ‘일타강사’ 등이 대거 재판에 부쳐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최태은 부장검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사교육 강사 현우진(38) 조정식(43)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를 집필했거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교사들로부터 대가를 주고 문항을 산 혐의를 받는다.

현 씨는 2020~2023년 현직 교직 교사 3명에게 문항 제작을 조건으로 약 4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조 씨는 현직 교사 등에게 8000만 원을 건네고 문항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는 EBS 교재가 발간되기 전에 미리 문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배임교사)도 받는다.

검찰은 두 사람 외에도 사교육업체 관계자 11명과 전현직 교사 3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현직 교사 중에는 사교육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고 문항을 판매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능문제 출제에 관여하는 상황에서도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교사들도 기소 대상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월 17일 ‘사교육 카르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현직 중·고교 교사 72명과 학원 강사 11명 등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문항 1개당 시가가 10만~50만 원에 이르렀고, 문항 20~30개를 묶어 거래한 정황도 나타났다. 이들 다수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