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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1심 선고공판을 이틀 앞둔 지난달 28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입구에서 피해자 유가족이 법정최고형 선고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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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를 목적으로 여고생을 납치하려다가 살인한 장윤기(23)가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에서 사형제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피해자 유가족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최근 흉악 범죄 판결을 보면 검찰은 피의자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반면 법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무기징역형을 내린 사례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 법원 사형 선고는 언제일까요?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1997년 마지막 집행 이후 더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며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해왔던 여러 동종 선례와의 비례 균형에도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도 선고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재판부는 “법관들 역시 인간으로서, 엄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이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그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일치된 견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이 형벌에 없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2023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부득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진정한 양형의 이유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 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는 것이지, 형 집행 단계에서의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해자의 유족과 법률대리인들은 이날 1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부모의 가슴은 이 순간에도 찢어지고 있지만,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장윤기에게 재판부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다”며 “뉘우치지 않는 범죄자의 인권을 먼저 고려한 것이자 유족의 슬픔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사건처럼 또래 여성 살인 사건의 정유정, 신당동 스토킹 살인 사건의 전주환 등 흉악범에게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논란이 됐습니다. 흉악범일지라도 무기징역이라면 20년 복역 후 가석방의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형은 현재 집행되지 않는 만큼 형벌로서의 실효성이 없다는 게 법원의 전반적인 시각입니다.
하급심까지 따졌을 때 재판부가 가장 최근에 내린 사형 선고는 2023년 8월입니다. 당시 창원지법은 동거녀를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1심 판결로 사형을 내렸습니다. 이 남성은 그때까지 다 합쳐 29년 동안 복역한 바 있고, 재판 도중 “시원하게 사형 집행을 한 번 딱 내려 주고”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실제로 사형 판결이 나오자 바로 항소했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습니다.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마지막 사례는 2016년 2월,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 피의자 임도빈입니다. 임도빈 당시 병장은 집단 따돌림에 격분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상관 및 동료 병사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무고한 동료 병사 등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이 사건과 같이 잔혹하게 다중 살상행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적 비난 가능성을 경감하는 것은 책임주의와 정의 관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