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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전재수 시장이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9기 100일 성과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부산시가 막대한 예산 투입과 환경 훼손 논란을 빚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했다. 민간 협찬 부족으로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백지화했다.
시는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하고, 오페라하우스 개관작인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추진하지 않는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30일 열린 시민 타운홀미팅 후속 조치다. 시는 지난 석 달 동안 정책점검단 의견서 검토, 전문가 자문단 회의, 시민 1000명 여론조사, 문화협력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시민 체감도, 공공성, 재정 지속 가능성, 행정 책임성 등 4대 원칙을 적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퐁피두 부산 분관 중단 배경에는 입지 타당성 결여와 재정 부담이 작용했다. 8000만 년 지질 역사를 지닌 국가지질공원 이기대에 시설물을 짓는 행위는 보존 가치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평가다. 계약 구조상 시의 권리와 공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시비 1100억 원에 달하는 건립비와 연간 125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 산출 근거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 지역 미술계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시립미술관과의 기능 중복 우려도 컸다. 시는 대안으로 동부산 시립미술관과 서부산 현대미술관 연구·소장 기능을 보강하고 해외 유명 미술관 교류전을 확대할 방침이다. 북항 일원에는 전액 국비를 들여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한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은 기업 기부·협찬 유치가 기대에 못 미쳐 중단 수순을 밟았다. 시는 총사업비 100억 원 가운데 40~50%를 민간 후원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지역 예술계 상생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극장 기술 준비 기간 확보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지자체 운영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인 부산오페라하우스 특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무대 설비 점검과 시운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예정대로 올해 말 준공한다. 내년 상반기 시설 안전 점검과 하반기 시범 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한다. 개관 페스티벌에서는 국립오페라단과 지역 예술인이 협력해 부산의 정체성을 담은 창작 오페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는 극장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재원 대책을 세워 라 스칼라를 포함한 해외 유명 극장 초청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전 시장은 “이번 숙의 과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예술이 부산의 저력이 되고 문화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시, 시민의 일상에 문화가 기본이 되는 부산을 시민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