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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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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지난 10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지난 3월 26일 자 ‘뭐라노’의 제목이 ‘혹시 올해 롯데가…? 이젠 성적보다 응원 문화 즐기자!’였습니다.

‘혹시’는 ‘역시’였습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2026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롯데는 64승 77패 3무로 7위에 그쳤습니다. 앞선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8승 2무 2패로 단독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롯데 팬이 ‘혹시?’ 하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결과는 ‘역시’였습니다.

‘명장’이자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을 맡은 뒤 3년 연속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습니다.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무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입니다.

이런 결과를 예감해 성적보다 응원 문화 즐기자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적을 보고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 한 프로야구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기는 게 최고의 팬 서비스다.”

개인적으로는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는 것만큼 짜릿한 건 없으니까요.

오늘은 롯데를 향해 제언을 하려고 합니다. 1982년부터 44년 동안 응원했으니까 자격은 될 듯합니다. 2003년 개막 12연패를 함께 했고, 로이스터 감독 시절엔 가을 야구를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올해도 사직에서, 광주에서, 대구에서 응원했습니다. 광주에선 ‘마’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완봉패 당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뜻이 있다면 이제 찬찬히 팀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롯데의 역대 성적은 미스터리합니다. 롯데는 삼성과 함께 한국프로야구 출범 후 이름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구단입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정상은 1984년과 1992년 단 두 번뿐입니다. 두 번째 우승 후 무려 34년이 흘렀습니다.

거기다 롯데는 44년 동안 단 한 번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습니다. 일각에선 1984년 후기리그 우승을 정규리그 정상이라고 주장합니다. 타당성은 있지만, 완전한 정규리그 우승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유명한 삼성의 ‘져주기’ 경기가 없었다면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롯데는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부산을 ‘구도’, 즉 야구의 도시라고 부릅니다. 올해도 136만 명의 팬이 사직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야구의 도시에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팀이 34년 동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정규리그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다면 누가 봐도 ‘미스터리’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다고 구단이 지원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롯데는 필요할 땐 지갑을 열었습니다. 문제는 투자가 성적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지금 롯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찰입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사업을 수행한 뒤 관계자들이 모여서 평가하고, 문제점이 찾아 개선하듯 롯데도 그런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뿐만 아니라 팬까지 참여해 끝장 토론을 해야 합니다. 공개든, 비공개든 상관없습니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팬들이 감독에게 공개 토론을 요청해 이뤄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명문 구단으로 발전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성적과 상관 없는 인기 구단으로 명성을 누리면 됩니다.

롯데의 응원 문화는 정평이 나 있습니다. 신나게 응원가를 부르고 율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최근에는 상당수 롯데 팬들은 경기 승패와 관련 없이 응원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14일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됐습니다. 롯데 팬들은 또다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괴로운 시간을 가지게 됐습니다. 구단과 선수들은 팬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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