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의 143년 된 시청 건물이 전날 생활비 급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로 불에 타 있다. AFP 연합뉴스
|
프랑스 전역에서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청년·서민·노동자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다. 고등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 촉구 움직임에서 시작된 시위는 갈수록 약탈과 방화, 폭력으로 번져 프랑스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외신들은 전날 프랑스를 휩쓴 대규모 시위가 ‘폭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55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110건가량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이 추산한 시위 인원은 80만 명에 달한다.
높아진 생활비와 연료비에 화가 난 시위대는 수도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릴 등 주요 도시에서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이들은 파리에서 관공서를 불태웠고, 은행과 상점을 약탈했다. 보르도에선 루이뷔통 매장을 부수고 가방을 훔쳤고, 마르세유에선 정부 청사에 침입해 공화국 상징인 마리안느 흉상을 넘어뜨렸다. 중부 도시 리모주에선 143년 된 시청 건물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소방관들에게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17일 1500여 개 상점이 피해를 봤고, 과격 시위는 18일에도 이어졌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변질되면서 2400명 이상이 체포되고, 경찰관 등 1000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생활고와 교육 환경 악화 등에 항의하는 시위는 프랑스를 넘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등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져 유럽 곳곳에 위기감이 커진다.
가장 심한 소요 사태를 겪는 프랑스는 만성적 재정 적자, 국가 부채 급증 속에 구조 개혁을 미뤄온 대가를 치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령화와 저성장 시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유로를 공식 통화로 쓰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약탈·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장과 중앙정부가 임명한 지방행정 책임자에게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