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22> 신비의 귀걸이, 결상이식

신석기시대 옥 귀걸이…집단 내 소수의 사람들만 착장

  • 김은영 부산박물관 조사연구팀장
  •  |   입력 : 2024-10-28 19:35:3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신석기시대에 국제적으로 유행한 귀걸이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결상이식(玦狀耳飾)이라고 불리는 유물로, 한쪽이 트인 고리 모양 옥 귀걸이다. 1999년 부산 동삼동패총에서는 우리나라 두 번째로 결상이식이 출토되어 신석기시대 옥 귀걸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절반 정도가 부러진 상태지만, 독특하게 석영으로 만들어지고 가공 흔적이 잘 남아있어 연구자료로 가치가 높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결상이식. 부산박물관 제공
결상이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 일본 등에서도 발견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사랑받은 장신구였다. 9000~8000년 전쯤 중국 내몽고 지역 또는 중국과 러시아의 경계인 우수리강 유역에서 탄생하여 주변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가장 외곽지역인 일본에서 2000점 넘게 출토되는 특이한 현상도 엿보인다.

한반도에서 결상이식은 현재까지 모두 12점이 출토되었으며, 편평한 바닥 토기가 쓰인 7500~6000년 전 무렵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다. 고성 문암리, 청도 사촌리, 울주 신암리·처용리, 부산 동삼동, 사천 선진리, 여수 안도, 제주 고산리·도두동·삼양동·용담동 등 중동부~남부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재료로는 연옥·옥수·석영·납석 등이 사용되었고, 가운데 구멍은 드릴과 활비비를 이용한 천공(穿孔)기법으로, 귓불에 끼우는 결구(玦口) 부분은 돌과 모래가루를 이용한 찰절(擦切) 기법으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제주 고산리 유적 출토 결상이식은 실을 사용하여 결구를 만들었는데, 이는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의 결구 제작기법과 동일한 기술이다. 연구자들은 중국·러시아 연해주와 가장 멀리 떨어진 제주도에서 같은 제작기법이 확인된 명확한 이유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결상이식이 제대로 출토되는 경우는 대부분 무덤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덤 유적에서는 대롱옥·구슬옥·펜던트 등의 장신구와 함께 출토됐으며, 우리나라 고성 문암리와 울산 처용리에서는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곱게 마연한 돌도끼와 같이 부장돼 있었다. 무덤에서 놓인 위치가 대부분 인골 머리 부분이어서 귀걸이였다고 추정한다.

출토 양상을 통해 판단컨대, 신석기시대에 결상이식이 매우 귀하게 여겨졌던 것은 틀림없다. 희소한 재료 확보와 가공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사회적으로 정해진 엄격한 규율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집단 내에서 특정 역할을 맡은 소수 사람이 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소수의 사람은 결상이식을 착장하기 위해 귓불을 뚫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7000년 전 무렵 신석기시대 동아시아에는 서로 다른 많은 집단이 할거했지만, 공통으로 결상이식이 어떤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었던 것 같다. 신체 변형 고통을 이겨낸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에게만 허락되었던 귀걸이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면, 신석기시대 문화를 밝히는 데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터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5. 5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8. 8‘민주항쟁도’ 이철호 작가, 18년 만의 재회
  9. 9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0. 10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9. 9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0. 10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7. 7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8. 8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부산 초중고에 생성형 AI 보급…사회정서교육 3배로 늘려
  1. 1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2. 2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5. 5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