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24> 간돌화살촉

사냥·숭배에 쓴 선사시대 돌화살촉, 함안 고인돌선 23.9㎝ 길이도 나와

  • 김유정 부산박물관 조사연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11-11 19:19:4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여름 열린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양궁 종목으로 쾌거를 이뤘다. 어떤 누리꾼은 올림픽 양궁 종목에 대해 “전 세계 궁사가 모여 한국에 메달을 수여하는 경기”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활과 화살은 이렇게 양궁이라는 스포츠로 친숙해져 있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그 시작은 사냥 수단이었다.
부산박물관에 전시된 간돌화살촉. 부산박물관 제공
활은 나무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 시간이 지나면 썩어 없어지므로 유물로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화살촉은 돌과 철로 제작된 게 많아 오늘날까지 다양한 종류가 전해지고 있다. 철촉이 등장하기 전까지 선사시대에는 주로 돌로 만든 화살촉을 사용했다.

선사시대 돌화살촉은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된다. 떼어내기 수법과 갈아내기 수법으로 만든 것이 있는데, 갈아내기 수법으로 제작한 것을 간돌화살촉이라 한다. 청동기시대 간돌화살촉은 신석기시대의 것에 비해 그 형태가 지역별로 다양해 여러 종류로 분화된다. 특히 간돌화살촉은 길이가 3~4㎝의 짧은 것부터 20㎝가 넘는 것까지 있다는 점이 신석기시대의 것과 다른 특징이다.

길이 20㎝가 넘는 긴 화살촉은 실제로 쓰였을까. 경남 함안의 고인돌에서는 무려 23.9㎝ 길이 간돌화살촉이 출토됐다. 화살촉과 화살대의 일반적인 비율을 고려한다면, 이 화살촉에는 얼마나 긴 화살대를 연결해야 할까?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실제로 활을 쏘려면 활이 얼마나 커야 할 것이며, 설사 이 모든 조건이 갖춰지더라도 보통의 사람이 쏠 수 있을까? 이러한 이유로 매우 긴 화살촉은 사냥이 아닌 의례를 위한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됐다는 견해가 많은 동의를 받고 있다.

긴 간돌화살촉은 주로 무덤에서 출토되는데, 묻을 때 다른 부장품처럼 단순히 시신 옆에 얌전히 놓여 있던 것만은 아니다. 심지어 의도적으로 2, 3조각으로 부러뜨려 한 조각은 무덤바닥에 두고 한 조각은 벽석 뒤 채움 흙에 묻는 등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부장 위치가 특이한 경우도 있는데, 길이가 긴 간돌화살촉이 경남 사천 본촌리유적에서는 무덤의 뚜껑돌 사이에, 산청 매촌리유적에서는 무덤 안 벽석 사이에 끼인 채 발견됐다. 또한 진주 평거동유적에서는 무덤 영역을 표시한 공간에서 확인됐으며, 함안 오곡리유적에서는 무덤구덩이와 벽석 사이에 채운 흙 속에서 출토됐다.

이렇게 특이한 출토 양상은 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기 위한 장송의례의 흔적으로 생각된다. 부산박물관에는 강서구 미음동 분절 고인돌 무덤 바닥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간돌화살촉이 여러 점 전시돼 있다. 그중에는 길이 19㎝에 달하는 것도 있으니 눈여겨볼 만하다.

청동기시대 사람들에게 화살촉은 사냥을 위한 중요한 도구였을 뿐만 아니라, 무기를 숭상하는 문화에 따른 의례적 도구로 이해되기도 했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정성스레 갈아 만든 길고 긴 간돌화살촉을 통해 청동기시대 사람의 의례와 신앙을 상상해 보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7. 7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8. 8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9. 9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0. 10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10. 10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5. 5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6. 6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7. 7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8. 8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