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조세특례제한법을 준용해 철도요금에 대한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해 왔던 한국철도공사측의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나 철도공사가 승객들을 속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철도공사는 올해 1월1일부터 현금영수증제도가 시행됐지만 철도요금은 조세특례제한법상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어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철도공사는 또 인터넷 민원게시판 등에서 현금영수증 미발급에 대한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칠 때마다 "법상 도로공사의 통행료, 가스공사의 가스료, 전력공사의 전기료, 방송공사의 시청료 등 정부투자기관의 이용요금은 소득공제에서 제외돼 철도요금도 이에 준해 처리하고 있다"는 대답을 되풀이하며 현금영수증 발급을 하지 않았다.
철도공사가 현금영수증 미발급 근거로 제시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121조의 2 제5항에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국세 지방세 전기료 수도료 전화료 아파트관리비 텔레비전시청료 및 고속도로 통행료는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 시행령에는 철도요금이 소득공제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된 대목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유추할 만한 단어나 문구도 찾아 볼 수 없다.
국세청은 철도요금이 소득공제 대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세청 개인납세국 현금영수증담당 양철호 사무관은 "철도요금이 소득공제에서 제외된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현금영수증제도 도입 전부터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철도요금은 소득공제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측은 "현금영수증제도 시행 전 철도요금의 적용 여부를 국세청에 질의했으나 아직 유권해석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지만, 국세청은 이미 인터넷 소비자상담을 통해 철도요금이 소득공제 대상임을 수차례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모두 6327만2000여명으로, 열차표 판매액은 7822억9400여만원에 이른다. 이 중 현금 대 신용카드 결제비율은 금액과 건수면에서 각각 6 대 4와 7.5 대 2.5로, 결국 4745만4000여명의 승객이 4693억7640여만원에 해당하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철도공사는 최근 승객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법적으로는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가 없지만, 정부시책에 정부투자기관이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현금영수증 발급 시스템 설치를 추진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철도공사 여객사업본부 관계자는 "철도요금이 소득공제 대상이 명백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금영수증 발급 시스템을 자체 제작할 것인지, 외주를 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혁범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