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참가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3일 공식 채택된 6자회담 합의문은 연내에 북한 영변의 주요 핵시설 3곳의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의 신고를 마친다는 내용을 명시화한 것이 골자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쟁점이 됐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라는 미국의 대북 관계개선 조치 부분과 관련, 미국은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 북·미 실무그룹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병렬적으로' 이행한다는 조항을 문서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합의문에는 우선 북한이 올 12월31일까지 핵시설 3곳을 불능화하는 것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핵전문가들의 권고를 받아 '모든 참가국들에게 수용가능하고, 과학적이고, 안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또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불능화 방법을 채택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불능화의 주체로서 미국이 주도하고 초기비용도 제공키로 하고, 이를 위해 미국은 각국 전문가들을 이끌고 2주 안에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 또 핵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북은 연말까지 2·13 합의에 따라 모든 자국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신고 대상은 핵 생산시설을 의미하는 핵프로그램으로 규정, 북이 보유한 핵폭발장치(또는 핵무기)는 연내 신고 대상에서 빠졌다.
당초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관련 의혹을 신고 과정에서 해소한다' 는 문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합의문에는 UEP라는 단어가 빠졌으며 신고의 정확성에 대한 검증 부분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은 핵물질, 기술 또는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6자회담에서 쟁점은 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 시기 문제를 명시하는 것이었으나, 북·미·일 3국이 자국내 반대 여론을 피해갈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모호한 문구'로 합의문을 작성했기에 합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합의문에는 미국의 조치 시기를 명시화하지 않은 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하고 북에 대한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는 공약을 상기하면서 미국은 미·북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도달한 컨센서스에 기초, 북한의 조치들과 병렬적으로 북한에 대한 공약을 완수한다'는 난해한 문안을 담았다.
이는 사실상 북한이 연내에 이행키로 한 핵 불능화 및 프로그램 신고 이행과 병렬적으로 (또는 동시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를 이행한다는 약속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체성이 부족한 이러한 문구 때문에 자칫 불능화 단계 이행이 꼬일 경우 해석을 둘러싼 분란이 야기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돼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합의문은 불능화의 기술적 방법 합의를 뒤로 미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