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이 지난 9일 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6·2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여유 있게 민주당 김정길 후보를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과 김민석 최고위원이라는 인지도 높은 두 후보를 두고 한 달 이상 경선 흥행 몰이를 펼쳐 왔지만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지역의 정서를 허물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양자 대결 시 한나라당 허남식(52.3%)-민주당 김정길(29.7%) 후보의 격차(22.6%포인트)가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층'에서는 25.2%포인트(55.3%-30.1%)로 더 벌어져 표심의 충성도 면에서도 허 시장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시 부동층이 20% 내외가 되는 것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허 후보는 그동안 선거에서 '여론조사 50%대-실제 선거 60%대'라는 정형화한 흐름을 이어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본지가 5월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는 54.7%, 야권 후보(오거돈 열린우리당+김석준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합계는 30.3%를 보였다. 부동층이 사라진 실제 투표장에서 허 후보는 65.2%로 야권(34.6%)보다 3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번 선거에서도 현재까지는 부산지역 유권자의 표심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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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나라당 부산시당에서 허남식(맨 오른쪽) 시장 후보가 기초단체장 후보자들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맨 왼쪽과 가운데는 서병수 의원과 유기준 시당위원장. 김동하 기자 |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도 결코 실망스러운 지지율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정길 후보가 부산에서 오랜 기간 정치를 했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사실상 정치에서 손을 뗀 상황에서 지난 3월 말 시장 출마 선언을 한 지 불과 40여 일 만에 양자 대결 시 30% 가까운 지지율을 얻어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가 민주당 후보 경선 직후에 이뤄진 만큼 '경선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김 후보 측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르면 12일까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까지 이뤄내면 야당 바람이 훨씬 강하게 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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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부산시장 후보 야권단일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진보신당 김석준, 민주당 김정길 , 민주노동당 민병렬 후보.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구·군별로 보면 한나라당 허 후보는 동구(73.6%), 금정구(66.4%), 기장군(64.4%) 등에서 평균 지지율보다 높았다. 민주당 김 후보는 중구(39.5%), 수영구(38.4%), 남구(36.4%)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성별로 보면 허 후보는 남성(58.9%) 응답층에서 지지율이 높았고 김 후보는 여성(30.7%) 응답층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허 후보가 50세 이상에서 61.3%로 높은 지지를 받았고, 김 후보는 19~49세에서 36.6%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지지층을 형성했다.
신라대 강경태(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역대 선거를 보면 부산 등 영남권은 한나라당 고정 지지층이 40%가량 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판세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부산은 전국적인 이슈가 크게 먹혀들지 않은 지역"이라며 "따라서 지방선거가 현 정권의 중간 평가라는 야당의 선거 전략이 제대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