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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허남식(왼쪽) 부산시장 후보와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27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0년 부산광역권 채용박람회에 나란히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본지가 지난 24~26일 사흘 동안 실시한 6·2 부산시장 선거 2차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허남식, 민주당 김정길 후보 모두 지지율 하락세가 눈에 띈다. 특히 허남식 후보는 본지의 지난 1차 여론조사(5월11일 발표)에서 지지율이 52.3%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7.6%로 14.7%포인트나 떨어졌다. 김정길 후보도 24.9%로 1차 조사(29.7%)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따라서 아직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지난 1차 조사(18.0%)보다 크게 늘어난 37.5%로 집계됐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데 반해 부산시장 선거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이번에 함께 실시한 부산시교육감과 4개 기초단체장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층이 줄었다. 최근 일부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는 무응답층이 많아 여론조사 기관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도 조사 결과 분석
양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부동층이 이처럼 급증한 기현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우선 이번 부산시장 선거가 전체적으로 방송 토론 등 미디어 선거에 집중돼 현장 유세 등에서 볼 수 있는 역동성이 떨어지고, 정책이나 이슈 파이팅이 실종되면서 선거 무관심 층을 두텁게 했다는 것이다.
또 여론조사 시점이 천안함 진상 조사 발표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가 끝난 뒤 곧바로 이어져 이른바 '북풍'과 '노풍'의 혼재 속에 유권자의 표심이 방향을 잃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여야가 초접전을 펼치며 당력을 집중하는 수도권과 달리 부산은 선거판세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유권자의 확실한 의중을 물었다. 그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709명) 사이에서도 양 후보의 격차는 12.9%포인트로 단순지지율 갭(12.7%포인트)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성별로 보면 허남식 후보는 남성(36.7%)보다 여성(38.4%)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나타났고 김정길 후보는 남성(25.2%)이 여성(24.6%)보다 다소 높았다. 연령층으로 보면 허 후보가 모든 연령대에서 37~38%대의 고른 지지율로 앞섰다. 지역별로 분석하면 허 후보는 중구(55.7%), 영도구(51.1%), 기장군(49.6%) 등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김 후보는 금정구(42.7%), 서구(33.4%), 부산진구(30.8%) 등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허 후보 측은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 부동층으로 옮겨간 자신의 지지층을 재결집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 측도 비록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부동층 비율이 크게 늘어난 만큼 막판 뒤집기의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영산대 이원일(행정학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전쟁 도발 발언과 국내 보수세력의 신냉전 체제 구축 기도 등으로 한반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불안 심리가 급속도로 팽창되고 있다"며 "여기에다 오랜 경제 침체와 환율, 주식시장의 불안 등이 겹치면서 '누가 당선되도 나와는 관계없다'는 정치 무관심이 부동층을 급속히 늘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캠프 반응
허 후보 측 이동열 대변인은 "이번 조사에서 부동층이 급증한 것에 대해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전반적인 양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안정 희구 심리가 강하게 작동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지지율 갭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 측의 노혜경 홍보정책본부장은 "관망층이 늘었다는 것은 희망적인 조짐이고 부산을 바꿔야 한다는 바닥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며 "아직 후보의 인지도가 완전 회복되지 못한 만큼 야권 단일후보라는 사실이 확산되면 지지율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