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임명동의안은 245명 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27명, 반대 17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로 오는 24일 이용훈 대법원장의 임기만료에 따른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는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당초 양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동시 처리를 요구하며 표결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회의 직전 조건없이 참석키로 입장을 전격 선회했다. 민주당이 이날 표결 참여를 결정한 것은 사법부 수장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끝내 거부할 경우 불어닥칠 역풍을 고려한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안철수 파동' 등으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확인된 시점에 사법부 수장에 대한 '한나라당 단독 표결처리'는 제1야당 입장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민주당이 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조 후보자 선출안 통과 가능성은 거의 제로가 된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한나라당 내 조 후보자 반대 분위기가 강한 상태에서 본회의에 불참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본회의 개의시간을 연기하면서 벌인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갈렸다. 

결국 손학규 대표가 나서 "민주당은 솔로몬 왕 앞에 자식을 내놓은 어머니의 심정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데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하자"고 말했고, 의원들이 박수로 호응하면서 본회의 참석으로 결론이 났다. 이어 손 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축복 속에 처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것을 해량해 달라"며 "야당 몫인 조용환 헌법재판관(선출안)도 정 오늘 처리를 못하겠다면 조속한 기일 안에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고 한나라당에 요청했다.

민주당이 이날 전격적으로 본회의에 참석해 표결에 동참함에 따라 한나라당내 조 후보자에 대한 반대기류가 약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