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바람이 민주당에도 불면서 인적쇄신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인 정장선 사무총장(경기 평택을·3선·사진)이 12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당시의 여야 충돌에 책임을 지고 내년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에도 '물갈이론'이 화두로 등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그가 처음이다.
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4대강 예산안 날치기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을 때 다짐했다. 국회가 몸싸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 하고, 또 이런 일이 생기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한미 FTA 처리 때 충돌을 피하고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지만 안팎에서 좋지 않은 소리만 들었고 결국 뜻대로 되지도 않았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3선이나 했는데 아무런 역할도, 기여도 못했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의 불출마 선언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 공천과 당선 안정권에 들어있던 그가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뜻밖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온건파인 그는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손 대표가 지난 4·27 보궐선거 직후 그를 사무총장에 발탁했다. 조용한 성품인 그는 당내 비주류에 속했고, 이 때문에 주류세력으로부터 견제를 받았다. 그는 1995년 경기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0년 새천년민주당 공천으로 경기도 평택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정 사무총장의 불출마를 계기로 당내에서 제기돼온 공천시스템 혁신을 통한 인적쇄신이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호남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터져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