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새누리당 내에서 대권후보 경선전이 본격화됐다. 김 지사를 비롯해 정몽준 전 대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 등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도전하는 소위 '비박(非朴)' 진영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박 위원장에 비해 지지율과 세력에서 미미한 수준인 비박 진영 주자들은 타개책으로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대선후보 선출을 주장하고 나서 친박 대 비박 진영의 첫 충돌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완전국민참여경선이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제일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도 정치가 발전하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불을 지폈다.

김 지사와 이재오 의원은 지난 19일 회동을 통해 완전국민참여경선방식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으며, 정 전 대표도 이 제도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질주하고 있는 박 위원장에 맞서 비박 주자들이 경선룰 수정을 매개로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당장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상임고문 자격으로 각종 당내 회의에 참석하게 되고, 공식회의를 통해 이 같은 목소리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으로 '박근혜 체제'가 확고해진 상태에서 '2:3:3:2'(대의원:책임당원:일반국민:여론조사)의 현행 경선룰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만큼 전 국민을 상대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는 부정적이다. 현행 경선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비박'인사들이 박 위원장을 흠집 내고 공방으로 몰아가기 위해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 핵심 인사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경선 룰을 고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다른 친박 인사도 "경선 룰 개정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박 진영에서는 특히 '역선택'을 우려하고 있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