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가운데) 수석대변인과 조윤선(왼쪽)·박선규 대변인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기자실로 들어서고 있다. 윤 수석대변인의 표정이 다른 두 대변인과 달리 유난히 딱딱해 보인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야당의 이른바 '박근혜 허니문'이 6일 만에 막을 내렸다. 박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에 강경 보수논객을 임명하자 민주통합당은 "역대 최악의 인사"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25일 "당선인의 첫 인사여서 말을 아끼려고 했지만,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씨를 임명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윤 수석대변인은 언론계와 정치권을 왔다 갔다 한 정치편향적 해바라기성 언론인의 전형이자 극우 보수적 가치관으로 극단적 분열주의 언동을 일삼았던 분"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대변인은 또 "윤 수석대변인의 임명처럼 국민을 적대시하는 사람들과 국정을 해나간다면 진정한 국민대통합은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인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48%의 문재인 전 후보 지지자들을 국가전복 세력 등으로 표현한 윤 수석대변인은 전형적인 국민분열 획책 인물"이라며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을 때 계속 채우는 것보다는 한시 빨리 잘못 채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채워야 나머지 단추를 제대로 채울 수 있다"고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비호하에 탄생한 종편에 정치평론가로 출연해 민주당 문 전 대선 후보와 그 지지자를 각각 '반 대한민국 세력'과 '국가전복 세력'이라고 막말을 퍼부은 적이 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박 당선인과의 허니문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 그래도 한 달은 갈 줄 알았다. 역대 당선인 가운데 최악의 인사"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위한 내각 인사를 앞두고 국회에서 치러질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격돌도 예상된다. 내년 2월까지 18개로 예상되는 정부 부처의 장관과 헌법재판소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치러진다. 야권에서는 세금 탈루, 병역기피, 부동산 문제, 논문표절 등 이명박 정부에서 가볍게 취급했던 흠결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태세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양건 감사원장에 대해 교체를 시도하고 국가인권위원장에 부적절한 인사를 선임할 경우 정국은 더 냉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