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견디지 못하고 29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들러 국무총리 지명 사실과 인선 배경을 설명한지 불과 5일 만이다. 당시 기자들은 물론이고 박 당선인의 측근들 조차 아무도 알지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무총리 인준은 비교적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적 약자의 상징인 김 후보자에 대해 야당에서조차 "무난한 후보"라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이튿날인 25일부터 김 후보자의 재산과 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을 때도 "후보자가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언론의 본격적인 검증작업이 시작되면서 김 후보자의 '숨겨진 이면'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큰 아들의 병역면제를 위한 고의감량 의혹이 심층적으로 보도되자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김 후보자가 과거 인터뷰에서 "법률가는 너무 돈을 탐해서는 안 되고 근검절약해야 한다. 성경에도 나오듯이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후배 법조인들에게 조언했던 사실이 이날 오후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라는 3관왕 신화는 그렇게 곤두박질했고, 김 후보자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6일은 그렇게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