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기간 지역 민심을 살핀 민주당 의원들은 11일 물가고에 따른 경제 위기 등 어려운 민생에 대한 하소연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의원들은 총선과 대선에 연거푸 패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클 뿐 아니라 출범 전부터 인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거의 없는 등 민심의 정치불신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설에 만난 국민의 첫 번째 목소리는 물가와 일자리 문제 등 서민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시름과 걱정이 주를 이뤘다"며 "민주당이 나아갈 길이 민생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학용(인천 계양 갑) 의원은 "재래시장이 줄어드는 데다 시장상인들은 올해 매상이 20% 정도 줄었다고 얘기를 했다"며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는 자주 오르는 데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역구에 전통시장이 세 곳이 있는 민홍철(경남 김해 갑) 의원도 "주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건설업을 하는 지인들도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했다"며 "작년 추석보다 경기가 훨씬 어렵다 한다"고 걱정했다.

총선ㆍ대선에서 패하고 나서 당 쇄신 작업을 진행 중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여전히 등을 돌린 민심이 우세하지만 당내 지역 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여전히 당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도 많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유성엽(전북 정읍) 의원은 "당이 차라리 해체하고 재창당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민주당이 잘 해보겠다고 하지만 잘 되겠느냐는 의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큰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철(광주 광산 갑) 의원은 "막말까지 하며 민주당이 얼른 정신 차려야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호남 지역이다 보니 민주당이 잘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이동흡 사태'와 '김용준 낙마' 등으로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박기춘(경기 남양주 을) 원내대표는 "'인사하는 것을 보니 잘못 뽑은 거 아닌가싶더라' 할 정도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박 당선인이) 잘할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우원식(서울 노원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로 지명된 정홍원 총리후보자에 대해'또 아들 군대 안 보냈다며' 할 정도로 인사에 대한 불신이 깊다"고 말했다.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과학기술부 부활에 기대를 걸던 대전에서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기능이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를 '속 빈 강정'이라 한다"며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대한 불만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