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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조직법 개정안 막판 협상을 위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정된 여야대표 회동이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외교사절을 접견하면서 의전이나 경호원이 문을 열어주는 관례를 깨고 집무실에서 접견실로 통하는 문고리를 잡고 직접 문을 열고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
- 국정운영 차질에 위기감
- 미래부 신설 진정성 호소
- 민주 "부적절한 행위" 비판
- 여야 극심한 갈등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위해 대국민 담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박 대통령이 야당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선택을 한 데는 정부조직개편을 더 이상 미룰 경우 새 정부의 국정운영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정권 초반부터 야당에 밀릴 경우 향후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초기부터 여야 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먼저 담화에서 취임 1주일이 지나도록 야당의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반대로 내각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에게 직접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 정부 조직개편안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야당에도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조직개편안 처리를 호소하는 것으로 야당에 대한 강력한 압박의 성격을 가진다. 특히 야당이 방송 장악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는 핵심 쟁점인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관련한 취지와 목적을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함으로써 진정성을 호소하려는 것이 담화의 큰 배경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대선 공약에서 밝힌 대로 창조경제를 통해 미래 일자리와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미래부로의 방송진흥기능 이관이 불가피하며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새 정부는 국정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케이블방송과 IPTV(인터넷TV) 등 이른바 비보도 방송 관련 업무의 미래부 이관이 방송과 통신, 인터넷이 융합된 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면돌파하기로 한 결정은 청와대가 주말과 휴일 3차례나 긴급 브리핑을 하면서 야당을 압박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감지됐다.
정부조직법과 관련된 비상회의를 이어가던 수석비서관들은 3일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이 제의한 청와대 회동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직후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의 의도대로 향후 정국이 풀려 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고유 입법권을 가지고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편안 타결을 위해 협상 중"이라며 "야당과 국회를 무시하는 청와대의 연쇄적인 압박은 민주 정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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