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지난달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및 정책위의장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새누리당이 당정청 관계에서 당 우선 정책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나성린 의원(부산 부산진갑)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한 여당'을 추구하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정부를 '실력'으로 압도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통'인 나 의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것이다.

나 의원은 이달 초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 겸 제3정책조정위원장에 선임됐다. 제3정조위는 정무와 기획재정, 예산결산 등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수석 부의장 자리다. 105개 지역공약 이행방안을 둘러싼 당정청 간 협상도 주도하는 자리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한 핵심 친박 의원은 9일 "앞으로 당정협의에서 상당한 부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나 정부와의 관계에서 당이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그 루트가 당정협의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당정청 경제정책 협의를 사실상 관장하게 될 나 의원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나 의원은 지방공약과 관련, "청와대와 중앙정부를 압박해 절대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공약 실천을 위한 소요재원을 확보하고 타임스케줄을 빨리 제시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7월 말까지 지방공약 가계부를 발표하겠다고 하니까 지방정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집권당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무도 고민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경제선진화'와 '경제민주화'로 두 번의 정권 창출에 이념적 배경을 제공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정권을 재창출하고 우리가 나아갈 비전 제시를 위해 전문가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스포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 답게 국회의원회관 내 나 의원의 사무실에는 각종 경제지표로 한 벽면이 '도배'돼 있다. 국가신용등급, 분기별 성장지표, 실업률, 외환보유고, 시장금리, 국가재정지표, 외국인 직접투자, 소비자물가, 화폐발행액, 지니계수, 외화건전성 비율, 원화유동성 비율 등 일간·주기·분기별 각종 그래프가 빽빽하게 붙어 있다.

나 의원은 "각종 경기지표들을 그때그때 확인·숙지하고 있어냐 장관들과의 논리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