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으로부터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측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연일 해명에 나섰으나 잦은 말바꾸기로 오히려 의혹과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5월 12일 밤,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교육수사회 교육관에서 'RO(혁명조직)' 구성원 130여 명이 제2차 비밀회합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녹취록은 공개됐고 2일 정부로부터 국회로 송부된 이 의원에 대한 체포요구동의서에도 자세히 실려 있다.
당시 참석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날 모임이 조직회합이었다는 국정원 주장은 터무니없는 조작"이라고 반박하면서 이 의원은 초청 강연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당 김재연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임 참석여부를 묻는 질문에 "물론 간 적이 없다. 그런 모임이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해 '말바꾸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 본인을 비롯해 측근들은 5월 12일 회합 자체를 부인하거나 '소설 중의 소설'이라며 국정원의 날조로 몰아부치다가, 언론에서 지난달 30일 A4용지 62쪽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그때부터 회합 자체는 인정하되 민감한 발언에 대해 부인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이때부터 이들은 '당시 회합은 경기도당 행사였고 이 의원은 초청 강연자였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국정원이 이 의원 집에서 압수한 러시아 루블화와 미국 달러화가 포함된 현금 1억4000만 원이 공작금이 아니냐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국정원은 거액의 뭉칫돈을 현금으로 보유한 사실과 루블화와 달러화가 포함된 점에서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지난달 19∼25일 아리랑 5호 발사 참관을 위해 상임위 동료의원들과 러시아를 다녀오기 위해 환전한 돈"이라면서 "1만루블(한화 33만 원)과 600달러에 불과한 돈을 공작금처럼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당초에는 임차보증금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