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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적" "유신 부활" 공방…투표 30분 만에 일사천리 통과

국회 본회의 안팎

  • 김경국 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13-09-04 21:36:4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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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후 국회의사당 앞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던 당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용우기자
# 통진 부결 촉구 안간힘

- "정치공작 이면 국정원 존재"
- 의원들 공감 얻는 데는 실패
- 李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 하냐" 혐의 부인

# 향후 정국에 파문 예고

- 與, 민주 '원죄론' 부각 태세
- 野, 국정원 개혁 고삐 죌 듯

국회가 4일 본회의를 열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했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는 안건 상정 후 일사천리로 진행돼 투표시작 30분 만에 체포동의안이 가결처리됐다.

■일사천리 본회의 통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 과반 의석을 점한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찬성 방침을 세우면서 289명 가운데 258명이라는 압도적 찬성을 이끌어냈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잇따라 본회의장 발언대에 서서 국가정보원을 비난하고 체포동의안의 부결을 촉구하는 등 막바지 안간힘을 썼으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이유 하나로 수십 년간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면서 "기회만 되면 종북이라고 떠드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상규 의원도 "진보당을 겨냥한 정치공작의 이면에는 대통령 직속 비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똬리를 틀고 있다"면서 "유신의 망령을 불러들여 대한민국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데 국회가 거수기 역할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생운동권 출신에서 '전향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본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확신범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적"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이번 사건을 공안정국 조성의 도구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찬성) 입장은 분명하고 단호하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 처리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불과 몇 달만 지나면 무죄판결로 끝나고 말 내란음모 조작에 국회가 동조하는 건 역사에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것"이라며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처리라는 비이성적이며 이런 야만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압도적인 표차로 체포동의안의 가결이 선포되자 김선동 김재연 김미희 이상규 등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 의원은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하느냐"고 혐의를 거듭 부인했고, 자신을 기다리던 지지자들 앞에서는 "이 나라가 너무 좋아서 지리산 산자락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정국 향배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정국은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여세를 몰아 후속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원죄론'을 들고 나올 태세고,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하면서 수세적 국면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어서 당분간 여야 대치정국이 이어지면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본회의 산회 이후 서울시청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결의대회'에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정원을 전면적으로 개혁해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기국회 개원으로 국정감사와 결산 및 내년도 예산 국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경대치를 계속하기에는 여야의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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