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구속하기까지 긴박했던 9일이 흘렀다.

이 과정에서 진보당과 이 의원의 지지자들이 곳곳에서 거센 항의시위로 맞섰고 이정희 당 대표는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8일 오전 6시30분 국정원이 이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과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을 포함한 진보당 현역의원, 당직자 등 관련자 10명의 자택, 사무실 18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당원들의 극렬한 저항으로 이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틀 뒤인 30일 오전 7시에야 끝났다.

홍 부위원장 등 3명은 구속됐고 서울구치소와 국정원을 오가며 하루 8시간씩 7일째 조사를 받고 있으나 이들은 묵비권을 행사한 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31분 수원지방법원은 검찰에 이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전달, 법무부에 보고됐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항하듯 오후 7시 30분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오락가락 해명논란'에 휩싸였다.

한편, 이정희 당 대표는 2일 "체포동의안 처리는 한국전쟁 피바람 속에 자행된 즉결 처분과 같다"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재석의원289명 중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가결돼 국정원의 수사는급물살을 타게 됐다.

국정원은 도주우려 등을 이유로 이례적으로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이 의원을 강제로 수원지법으로 구인, 인정신문을 거친 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구금, 신병을 확보했다.

강제구인하려는 국정원 직원 수십 명과 당원들 간 1시간 가까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 의원은 5일 오전 3시간에 걸쳐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을 향해 "진실은 승리할 것이다. 국정원의 내란음모 조작사건은 실패할 것"이라며 끝까지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수원지법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범죄혐의가 소명된다며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