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중도 포기 결단?

- 물려받은 주식처분 쉽지 않고

- 당내 '40대 시기상조' 정서에

- 최고위층 의중 반영설도 솔솔

# 새누리 경선판도 요동

- 서병수 "대세론에 탄력" 화색

- 박민식 "金 지지자 흡수될 것"

- 타 예비후보들도 파장 촉각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이 범여권의 내년 부산시장 후보 경선 구도를 세차게 뒤흔들고 있다. 재선의 김 의원은 최근 국제신문을 비롯한 지역 주요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모두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지역 정치권의 '40대 돌풍'의 주역으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후보가 중도하차하면서 뒤쫓던 나머지 예비후보들 간의 경쟁구도 급변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김 의원 "의정활동에 충실키로"

김 의원은 본지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지지율 1위를 기록하자 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측근들도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정서가 확인된 만큼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때는 김 의원이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에 나설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기도 했다. 이는 다시 말해 김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하기까지는 진통이 적잖았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김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기울게 된 데는 변화를 원하는 시민 열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보수적인 당내 정서의 벽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40대 초반(만 41세)의 나이에 50, 60대가 대부분인 동료 의원들을 우군으로 만드는 일이 만만찮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주식백지신탁 제도도 어느 정도 걸림돌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시장직에 도전하기 위해 선대(김진재 전 의원)로부터 물려받은 DRB(옛 동일고무벨트) 주식을 모두 내놓는 데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의미다. 

김 의원은 23일 "최종적인 결론은 제 스스로 내렸으며, 추석 연휴 동안 마지막 고민을 거듭했다"고 털어놨다. 쉽지 않았던 불출마 결심 과정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거론되는 불출마 사유는 그야말로 하나의 요소일 뿐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했다"며 "결론은 이번에는 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고 의정활동에 보다 충실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당내 최고위층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설도 나왔다.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적이지 못한 새누리당의 구조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서병수 대세론 대 박민식 '젊은피'

이제 관심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여권의 경쟁구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냐는 데 쏠리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당장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에 이어 2위권을 유지해 온 4선의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의원이 대세론을 굳혀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으나,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도 만만찮다. 당 사무총장 출신에 친박근혜 핵심으로 알려진 서 의원은 초반부터 시장 도전에 가장 적극적이었으나,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에 밀리면서 난처한 입장에 처해왔다. 민심을 얻지 못할 경우 당심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초조함마저 감지될 정도였다. 그러나 김 의원이 스스로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자,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의 조기 불출마 선언으로 이른바 '40대 기수론'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반면 정반대 의견도 많다. 그간의 김 의원에 대한 높은 지지 여론은 변화의 열망과 함께 서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김 의원이 불출마하더라도 서 의원의 지지세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은 역시 40대로 재선인 박민식(북강서갑) 의원 측에서 뚜렷이 감지된다. 박 의원은 최근 우군인 (사)젊은부산을 출범시키는 등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이날 "김 의원의 불출마에 따른 반사이익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박 의원의 실체가 알려지기 시작하면 김 의원을 지지하던 시민들이 박 의원 쪽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