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쌀 목표가격을 기존 국회 제출안보다 5천603원 인상한 80㎏당 17만9천686원으로 올리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17만9천600원선으로 1만원 정도 올리는 것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4천원 인상안에서 추가로 5천603원을 더 올리기로 한 것은 야권과 농민의 반발을 감안하면서도 목표가격 제도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쌀 목표가격은 2005년 쌀 수매제도를 폐지하면서 도입한 농가 소득 보전장치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80㎏당 17만83원으로 고정됐다.

지난해로 기존 목표가격의 적용기간이 종료되자 농식품부는 2013부터 2017년까지 생산한 쌀에 적용할 목표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4천원 인상한 17만4천83원으로 정해 국회에 목표가격 변동 동의안을 제출했다.

그러자 농민들은 `8년간 한 푼도 올리지 않았으면서 고작 4천원 인상하는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쌀 목표가격이 최소 23만원은 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쌀 목표가격을 19만6천원으로 인상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야권은 농민단체와 함께 정부를 압박했고 농촌지역 출신 여당일부 의원들도 정부안이 미흡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농민단체·야권의 반발과 국가 재정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 `17만9천686원 안'이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10월 정기 국감장에서 "현재 목표가격의 취지와 기본 틀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목표가격 대안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는데, `목표가격 제도의 틀을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이 바로 17만9천686원이다.

쌀 목표가격 제도는 산지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내려가면 차액의 85%를 변동직불금과 고정직불금 형태로 보전해주는 제도다.

즉, '(변동직불금＋고정직불금)=(목표가격-산지쌀값)×0.85'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2005년 목표가격제도 도입 당시 고정직불금은 1ha당 6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ha당 80만원으로 인상됐으며 정부는 지난 대선 공약에 따라 고정직불금을 100만원까지인상할 계획이다.

고정직불금이 70만원(지난해 기준)일때 정부안대로 목표가격을 17만4천83원으로올리면 산지 쌀값이 16만1천11원 이하로 떨어져야 변동직불금이 지급되나 고정직불금이 100만원이 되면 쌀값이 15만5천408원 이하가 돼야 변동직불금이 지급된다.

여기서 고정직불금이 1ha당 100만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17만9천687원까지는목표가격을 인상하더라도 현재의 변동직불금 지급금액인 16만1천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앞으로 고정직불금이 인상될 것을 고려하면 17만9천686원까지는 목표가격을인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쌀 수확이 마무리되고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목표가격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농업계의 요구를 반영, 고심 끝에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