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호 "결별 확실히 밝혀야"

- 吳 "기회 있을때마다 얘기해"

6·4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민주당 부산시당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때문이다. 오 전 장관은 최근 각종 시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선두권을 달리며 단숨에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오 전 장관이 분명한 출마 의지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정치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마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오 전 장관도 이 같은 높은 지지율에 고무돼 출마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를 지켜보는 민주당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여기엔 오 전 장관이 자신들의 지지율을 '도둑질'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지난해 6월 첫 여론조사 때만 해도 언론사들이 오 전 장관을 야권 후보로 분류했으나, 본인은 야권 후보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출마하더라도 범시민 후보로 나설 가능성을 흘리며, 민주당과는 거리를 뒀다. 문제는 아직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를 범민주당 인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오 전 장관이 지난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나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다보니 지지자들이 당시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 김영춘 이해성 최인호 박재호 등 당내 시장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로 연결되고 있다고 여긴다. 결국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주목을 끌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다.

급기야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오 전 장관에게 포문을 열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12일 "오 전 장관은 민주당 후보로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보다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또 "오 전 장관이 사석에서 민주당에 다시 들어오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아는데, 민주당도 오 전 장관이 입당하겠다고 해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오 전 장관과의 관계 개선 여지는 남겨뒀다. 오 전 장관이 민주당행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이후에도 지지율이 높게 나올지 알 수 없고, 최종적으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는 오 전 장관을 향한 '원망'의 강도가 더욱 높다. 일부 당직자들은 오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라는 착시 현상 때문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정치적 거취 표명을 않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두 번이나 나서고, 참여정부에서 해수부 장관을 지낸 덕분에 인지도가 높을 뿐이지 지지와는 의미가 다르다고 깎아내릴 정도다.

한편 오 전 장관 측은 "실제 시장 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민주당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얘기해왔다"고만 밝혔다.